한 저가항공사가 한시적으로 항공권을 최대 95%까지 싸게 준다며 벌이는 '파격 특판 마케팅'이 예약 홈페이지 마비로 이용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예약자가 몰릴 것이 충분히 예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사전 준비 없이 행사를 진행해 이용자들의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애경그룹 계열 저비용항공사(LCC, Low Cost Carrier) 제주항공은 창립 10주년을 맞아 '최저 특가 운임 항공권'을 홈페이지(www.jejuair.net)와 모바일앱 또는 모바일웹을 통해 판매하는 '굿딜 찜' 행사를 20일 시작했다.
이번 특가항공권은 국내 전 노선에 대해 2만8300원 균일가, 국제선의 경우 일본은 5만~6만원대, 태국·필리핀·베트남 등 동남아는 11만원안팎, 괌·사이판 등은 13만원대에 가격이 매겨졌다. 특판은 이날 오후 5시부터 오는 29일 오후 6시까지 10일간 진행된다.
그러나 저가 마케팅에 항공 수요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특판 행사 시작 전인 오후 3시께부터 이 항공사 홈페이지와 모바일앱 등은 특판 상품을 사려는 이들의 접속이 폭주하면서 먹통인 상태다.
제주항공은 이날 오후 3시께부터 사이트에 '금방 열릴꺼양'이라는 이미지와 함께 접속 지연으로 고객 불편을 끼친 것에 사과하는 안내문을 내걸고 있다. 그러나 접속 대기자들이 더 많아지면서 홈페이지에는 안내문마저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오후부터 홈페이지 접속 지연현상이 나타나 오후 5시께 홈페이지 서버 접속 용량을 3배로 늘린 상태"라며 "행사 초기라 그렇지 조금 시간이 지나면 홈페이지 마비가 점차 풀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제주항공 홈페이지 지연 접속 안내문 |
그러나 이용자들은 저가항공사가 최저가 상품을 내놓으면서 서버 폭주에 제대로 대비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불만을 쏟아놓고 있다. 서울 잠실의 30대 직장인 박 모씨는 "올 여름 휴가를 위해 미리 특판상품 예약을 하려다가 오후 시간을 다 날렸다"며 "'낚시성' 초저가 마케팅에 우롱당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여의도에 근무하는 40대 직장인 양 모씨는 "최저가 할인 항공권 좌석 수가 얼마나 되는지, 어떤 항공권이 95%까지 할인되는지 안내도 없었다"며 "무조건 홈페이지에 접속하도록 유도해놓고 2시간 넘게 고객을 기다리게 한 것은 아무리 저가 마케팅이라고 해도 지나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에 대해 "특가 항공권가운데 노선별 최저가로 제공되는 물량은 국내선 4만5000석, 국제선 총 2만7000석"이라며 "다만 이 가운데 정상가 대비 95%까지 할인 받을 수 있는 것은 위탁수하물 없이 10㎏ 이내 수하물만 들고 타는 경우만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의 이번 특가 항공권은 탑승일을 기준으로 오는 3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이용할 수 있지만 정규항공권에 비해 일정변경 등에 제한조건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제주항공 측은 "즉흥적으로 항공권을 구매하기 보다는 부대조건을 잘 살펴보고 철저한 계획을 세워 예매하는 게 좋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