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업이익 19% 급감
기아차는 23일 컨퍼런스콜을 진행하고 작년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기아차의 작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대비 1.1% 감소한 47조97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9% 줄어든 2조5725억원이었다. 당기순익은 전년대비 21.6%나 줄었다.
기아차의 작년 영업이익은 지난 2010년 2조4900억원을 기록한 이래 최저치다. 4년만에 영업이익이 2조원대로 내려 앉았다. 영업이익률도 5.5%로 전년대비 1.2%포인트 떨어졌다.
작년 4분기 실적도 좋지 않았다. 기아차의 작년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대비 0.5% 줄어든 11조701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3.0%나 감소한 5006억원에 그쳤다. 기아차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지난 2012년 4분기 4042억원을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기아차는 이번 실적 하락의 원인으로 환율을 꼽았다. 수출 비중이 높은 만큼 환율 하락은 기아차에게 치명타다. 작년 달러-원 평균 환율은 전년대비 41원 하락했다. 여기에 러시아 루블화 약세 등도 기아차의 수익성 악화시키는 원인이 됐다.
현대차는 해외 공장이 많아 상대적으로 기아차에 비해 환율 하락의 타격이 적다. 하지만 기아차는 해외 공장 수가 적어 환율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기아차가 멕시코 공장 건설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 무색해진 판매 300만대 돌파
기아차는 작년 사상 처음으로 국내외에서 3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국내 170만6002대, 해외 133만5046대 등 전년대비 7.6% 증가한 304만1048대를 판매했다. 국내 공장에서는 전년대비 6.8%, 해외 공장에서는 8.6% 증가했다.
내수 시장에서는 전년대비 1.5% 증가에 그쳤다. 그나마 지난 2년간 내수 시장에 마이너스 성장을 했던 것이 멈췄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작년 내수 시장에서 '올 뉴 카니발'과 '올 뉴 쏘렌토' 등 신차 효과를 누린 덕이다.
반면, 국내 생산·해외 판매는 8.9% 늘어났다. 작년 기아차의 해외 생산·판매 비중은 43.9%였다. 전년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 작년 기아차의 해외 생산·판매 비중은 사상 최대치다. 기아차의 해외 생산·판매 비중은 지난 2012년 처음으로 40%를 넘어선 이후 계속 증가추세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에 있다. 해외 생산·판매 비중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 환율 하락의 여파를 이겨내지 못했다. 매년 환율 리스크에 노출돼 있는 기아차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장별로는 중국 시장이 가장 큰 성장세를 보였다. 기아차의 작년 중국 판매량은 전년대비 18.2% 증가했다. 이어 미국 시장이 8.4%, 유럽 시장이 4.3% 늘어났다. 반면, 기타 시장에서는 전년대비 판매가 0.6% 감소했다.
◇ 녹록지 않은 환경..신차로 뚫는다
기아차는 올해 국내외 판매 목표를 315만대로 잡았다. 전년대비 3.6% 증가한 수치다. 국내 공장에서는 수출 물량을 줄이고 내수 물량을 늘리기로 했다. 기아차의 올해 국내 공장 내수 판매 목표는 전년대비 3.3% 증가한 48만대, 수출 목표는 0.9% 감소한 123만대다.
해외 공장 생산분의 경우, 미국 시장을 제외한 나머지 시장에서는 판매 목표를 높여잡았다. 전체 해외 공장 생산분의 판매 목표는 전년대비 7.9% 늘어난 144만대다. 중국 시장 목표치는 전년대비 15.3% 증가한 74만5000대, 유럽 시장은 2.0% 늘어난 33만대다. 미국 시장은 0.1% 줄어든 36만5000대로 잡았다.
하지만 올해도 환경이 녹록지 않다. 기아차도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 증대와 업체간 경쟁 심화로 인해 경영환경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특히 중국의 저성장 안정화 장책과 신흥국의 정치·경제 불안, 원화 강세 기조 고착화 등을 난제로 지목했다.
이에 따라 기아차는 내수 시장에서는 신차 출시로 난관을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상반기에는 모닝 부분 변경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신형 K5와 스포티지가 나온다. K3 부분 변경모델도 준비중이다.
해외 시장에서는 미국 시장에 올 뉴 쏘렌토와 K5 후속 모델을 론칭한다. 유럽 시장에는 신형 스포티지와 씨드 부분 변경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중국 시장에는 KX3, K4 등 중국 전략모델의 상품성을 강화키로 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올해에도 '제값 받기'를 통한 내실경영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시장 환경 변화에 철저히 대비해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 등 판매 역량 강화에 역점을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