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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LG화학 여수공장 가보니..'첨단기술이 경쟁력'

  • 2015.03.01(일) 11:10

대부분 정제공장 자동화..사람 손 필요 없어
에너지 자체생산, 고효율 공정으로 경쟁력 갖춰

지난달 27일 찾은 LG화학의 여수공장은 290만㎡의 넓은 부지에 대규모 정제시설 공장 등이 즐비해 위엄을 뽐냈지만 상대적으로 휑했다. 대부분 시설이 자동화돼있어 사람의 손이 필요하지 않은 탓에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모습은 찾기 힘들었다.

 

여수공장은 PVC와 ABS 등을 생산하는 화치단지(28만평), 에틸렌과 SAP(고흡수성수지) 등을 만드는 용성단지(30만평), SM(스티렌모노머)과 VCM(비닐 클로라이드 모노머) 등을 만드는 적량단지(SM 3만평, VCM 8만평)로 구성돼있다.

 

▲ LG화학 여수공장 전경

 

현재 여수공장의 생산규모는 연간 914만톤 규모다. 지난 1976년 5000톤 규모의 PVC 공장을 시작으로 40년 만에 생산규모 기준으로 1800배 성장했다. LG화학 매출의 35%를 이곳에서 책임지고 있다.

 

여수공장은 지난해 방문했던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와는 분위기가 정반대였다. 조선소의 경우 공장 곳곳에 직원들이 제품 생산에 한창이었고, 만들어지고 있는 선박 제품을 볼 수 있어 공장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에 반해 여수공장은 대부분 자동화시설이어서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지 않았다. 직원 대부분은 모니터실에서 공정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 확인하는 정도였다. 실제 공장 노동자의 수에서도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는 하청업체까지 포함하면 3만 여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지만 여수공장에선 총 2500여명 정도가 일한다.

 

3개의 단지 중 LG화학의 핵심인 NCC(나프타분해시설) 공장과 SAP 공장이 있는 용성단지를 둘러봤다. 공장 대부분은 파이프로 연결돼 있으며, 곳곳에 생산된 제품을 보관하는 저장탱크가 자리잡고 있었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용성단지에 동력을 제공하는 동력팀. LG화학은 나프타를 분해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생연료와 가스 등을 이용해 공장 가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스스로 만들고 있다. 자체 공장을 돌리고 남은 전력은 한국전력에 송전해 팔기도 한다.

 

방상혁 LG화학 동력팀장은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만들어 공장을 가동하기 때문에 정전 등의 상황이 발생해도 안정적으로 전력공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찾은 곳은 NCC. 거대한 정사각형 형태로 돼 있는 이 시설은 내부에서 엄청난 열을 통해 나프타를 가열,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을 만들어낸다. 나프타가 이동하는 파이프에 1100℃의 열을 가하면 파이프 내부 온도가 800℃ 정도로 유지된다. 실제로 열분해로에 대가가자 추운 날씨였지만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 열분해로의 내부는 시뻘건 불꽃이 가득해 위협감을 주기도 했다.

 

여수공장의 열분해로는 총 17개이며 2개월 간 가동하면 하루 정도 운전을 멈추고 크랙을 청소한다. 이 청소 역시 자동으로 에어를 공급해 청소하기 때문에 사람의 손은 필요없다. 

 

▲ LG화학 NCC공장

 

특히 이곳의 NCC공장은 3000대의 원단위(Kcal/kg, C2)로 세계에서 에너지 원단위가 제일 낮다. 1kg의 에틸렌을 생산할 때 가장 적은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의미다.

 

김영환 LG화학 NCC공장장 상무는 “원재료비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생산원가를 생산하는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면 원가경쟁력이 커진다”며 “구성원 모두가 연구하고 개선활동에 집중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방문한 SAP 공장은 내부로 들어가자 시큼한 화학약품 냄새가 났다. 이곳 역시 SAP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볼 순 없었다. 다만 완성된 SAP과 SAP의 흡수능력은 확인할 수 있었다. SAP 제품 연구센터에서다.

 

SAP가 기저귀에 주로 사용되는 만큼 흡수능력 실험은 주로 염수(염분을 포함한 물)로 이뤄진다. SAP이 염수와 증류수(미네랄 등 기타 성분이 전혀 없는 순수한 물)를 흡수할 때 흡수능력은 약 100배 정도 차이가 난다.

 

비커에 담긴 SAP 2g에 증류수 약 200ml를 넣었더니 1분도 채 안 돼 수분이 전부 사라졌다. 물을 머금은 SAP을 만져보니 마치 굳은 젤리 같았다. SAP이 물을 완전히 사로잡고 있어 비커를 뒤집어도 떨어지는 물질은 전혀 없었다. 

 

▲ SAP이 물을 흡수해 비커를 거꾸로 놓아도 물이 빠져나오지 않는다.

 

SAP이 기저귀나 여성용품에 주로 사용되다보니 다른 제품과 달리 용적시설도 외부와 철저히 차단돼 있었다. 다른 이물질이 들어가면 안 되기 때문이다.

 

현재 LG화학은 SAP공장을 한 동 더 짓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 36만톤의 생산규모를 갖춘다는 목표다. 송희윤 공장장은 “SAP은 고도의 생산기술이 필요해 소수의 화학기업만 생산할 수 있는 고부가 제품”이라며 “현재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 요청이 쇄도하고 있어 사업 규모를 더욱 확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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