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바이오계열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상장을 추진한다. 내년부터 제품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이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다. 바이오분야를 신수종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특히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이후 바이오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지목한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합병 삼성물산이 관할할 바이오사업이 오는 2020년까지 매출 1조8000억원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9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현재 상장 가능성과 시기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 주관증권사 선정 등 공식적인 절차가 시작된 상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통해 바이오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생산 등을 주력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등 제품 연구개발을 맡는 구조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제일모직과 삼성전자가 각각 46.3%, 삼성물산이 4.9% 지분을 보유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90.3%를 가지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해외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본격적인 사업확대를 위한 자금조달을 위해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금까지 4차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계열사들로부터 총 5700억원 가량을 조달했다. 오는 8월에도 650억원의 유상증자가 예정돼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입장에서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제품화가 시작되는 등 추가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계열사 증자보다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바이오사업이 새 성장동력으로 지목된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합병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51.2%로 최대주주의 자리를 갖게 된다.
합병 삼성물산은 향후 주력사업중 하나로 바이오사업을 제시하며 새로운 캐시카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을 통해 투자여력이 확보되고, 투자효율도 높아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삼성물산은 최근 내놓은 합병 설명자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020년까지 매출 9500억원, 삼성바이오에피스는 85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내년에 글로벌 3위 수준의 바이오시밀러 제품 위탁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되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내년에 글로벌 히트 신약의 시밀러 제품을 출시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바이오부문 영업이익률은 40%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 관계자는 "바이오사업은 내년부터 성장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합병 삼성물산은 다양한 사업부문을 통해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