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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색채 짙게 머금은 픽업 KGM '무쏘 EV'…과거 영광 넘볼까

  • 2025.04.18(금) 06:50

픽업 브랜드 '무쏘' 첫 라인업…픽업·전기차 장점 담겨
주행 정숙감,·합리적 가격…KGM "국내 픽업 1위 겨냥"

무쏘 EV 마블 그레이./사진=백유진 기자 byj@

'무쏘'는 1993년 쌍용자동차의 전성기를 이끌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로, 2005년 단종 전까지 많은 사랑을 받은 차다. KG모빌리티는 지난 3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픽업 브랜드로 '무쏘'를 재탄생시켰다. 향후 KGM의 모든 픽업 모델은 무쏘 브랜드로 통합 운영된다는 의미다. '렉스턴 스포츠'와 '렉스턴 스포츠 칸' 역시 각각 '무쏘 스포츠'와 '무쏘 칸'으로 이름을 바꿨다.

무쏘 EV는 픽업 브랜드로서 무쏘의 첫 번째 라인업이다. 픽업의 실용성과 전기차의 경제성을 모두 갖춘 국내 최초 '도심형 전기 픽업'이 콘셉트다. 벚꽃이 만개했던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KGM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경기도 양평군의 한 식당을 오가는 구간을 달려봤다.

무쏘 EV 주행 모습./사진=백유진 기자 byj@

"SUV인 줄" 도심형 픽업의 맛

경쟁 제품인 기아의 픽업 '타스만'과 비교했을 때 무쏘 EV의 차이점 중 하나는 '도심형'이라는 점이다. 기아가 강원도의 산길에서 시승 행사를 진행했던 것과 달리, 무쏘 EV 시승은 도심 주행 코스 위주로 진행됐다.

무쏘 EV 외관./영상=백유진 기자 byj@

사실 무쏘 EV의 외관에서는 KGM 특유의 투박함이 강하게 느껴졌다. 전기차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곳곳에 심플한 디자인을 적용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선이 굵은 디자인이라 터프한 느낌을 줬다. 특히 적재 공간과 캐빈 사이, 차량 측면부에 달린 'C-필라 가니쉬'가 픽업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립감이 좋은 공구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다.

무쏘 EV C-필라 가니쉬./사진=백유진 기자 byj@

'도심에서 타는 픽업'의 특징이 한 번에 느껴진 건 운전석에 앉았을 때다. 성인 여성 기준 타스만을 탈 때는 '올라탄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차체가 높았는데, 무쏘 EV는 일반 SUV와 큰 차이가 없었다. 운전할 때 시야도 픽업보다는 SUV에 가깝다고 느꼈다. 타스만의 전고(자동차 높이) X-프로 모델 기준 1920mm인데 비해, 무쏘 EV는 1740mm다.

무쏘 EV 2열에서 가장 편안하게 앉아봤다. 무릎 공간도 여유로웠다./영상=백유진 기자 byj@

2열 공간의 편의성을 개선해 '패밀리카'로서의 쓰임새를 강조한 것은 타스만과 유사했다. 무쏘 EV 2열 시트의 리클라이닝 각도는 최대 32도로, 국내 픽업 중 최대치다. 타스만의 최대 슬라이딩 각도는 30도다. 실제 앉아보니 뒷좌석의 헤드룸(머리공간)과 레그룸(다리공간)은 상당히 넉넉했다. 시트 쿠션을 앞으로 당겨 최대한 누워앉으니 꽤 편안했다.

KGM 관계자는 "2열 공간은 슬라이딩, 리클라이닝이 되며 픽업 브랜드에서 가장 넓게 뒤로 젖혀지도록 했다"며 "경쟁사보다 공간을 더 확보해 2열에서도 충분히 탈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단 픽업 특성상 주행 시 2열에서 흔들림이 심하게 느껴지는 건 피할 수 없었다. 직접 운전대를 잡았을 때도 승차감이 편안하지는 않았다. 픽업이라고 생각하면 괜찮은 편이었지만, 전기차라고 생각했을 때는 다소 아쉬웠다. 일반 픽업을 탔을 때 느낄 수 있는 거센 진동은 없어도, 전기차의 부드러움까지는 기대하면 안 된다.

무쏘 EV 2열. 2열 시트 전체 혹은 별도로 접을 수 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주행 능력도 무난했다. 도심 주행 코스라 속도를 높여 달리기 어려운 환경 탓인지, 힘 있게 가속한다는 느낌을 받진 못했다. 이날 시승한 이륜구동(2WD) 모델은 152.2㎾의 전륜 구동 모터를 탑재해 최고출력 207마력, 최대토크 34.6kgf·m을 낸다. 올해 출시 예정인 사륜구동(AWD) 모델은 최고출력 413마력과 최대토크 64.9kgf·m을 구현한다.

시승 내내 만족스러웠던 건 정숙성이었다. 노면소음과 풍절음이 거의 없어 2열에 동승한 기자와 대화하는데도 어려움이 없었다. 

KGM은 무쏘 EV에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한 설계를 적용했다. 소음 발생 부위에는 사운드 인슐레이터를 적용하고 흡차음재를 추가해 엔진 노이즈 유입을 최소화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발포 패드 흡음재를 최대로 적용해 실내 유입 소음도 차단했다.

무쏘 EV 1열. 파노라마 와이드 스크린이 적용돼 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1열에 장착된 파노라마 와이드 스크린은 깔끔하면서도 시인성이 좋았다.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12.3인치 KGM 링크 내비게이션을 하나의 화면으로 연결해 깔끔한 전기차의 느낌을 줬다.

다만 이를 통해 활용할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다소 아쉬웠다. 무쏘 EV는 KGM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아테나 2.0'을 적용해 편의성과 시인성을 개선했다는 게 KGM 측 설명인데, 실제 활용해보니 조작이 쉽지는 않았다. 특히 내비게이션의 경우 타사 대비 시인성이 크게 떨어졌다. 실제 기자와 동승했던 기자 모두 차량 내 네비게이션을 보다가 한 번씩 길을 잘못 들기도 했다.

무쏘 EV의 적재 공간에는 최대 500kg까지 실을 수 있다. 테일게이트(트렁크 문)는 최대 200kg의 하중을 견딜 수 있어 성인 2명이 앉을 수도 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캠핑족 세컨카 고민 중이라면

이날 총 98.1km를 주행한 뒤 전비는 1㎾h(킬로와트시)당 5.5㎞로, 공인 복합전비(4.2㎞/㎾h)보다 높았다. 급속 충전(200㎾h) 시 배터리 20%에서 80%까지 충전되는 데 24분이 걸린다. 무쏘 EV는 BYD의 80.6㎾h 용량의 LFP(리튬인산철)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했다. 

사실 무쏘 EV의 가장 큰 강점은 전기차라는 점이다. 무쏘 EV는 친환경(전기) 화물차로 분류돼 구매 시 국고 보조금 등을 지원받아 서울시 기준 3000만원대 후반으로 실제 구매가 가능하다. 화물 전기차 혜택으로 취득세 5%가 감면되고, 연간 자동차세와 고속도로 통행료도 할인된다. KGM에 따르면 연간 2만km를 주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타스만 대비 1400만원 이상의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무쏘 EV 측면./사진=백유진 기자 byj@

KGM이 꼽은 메인 소비층도 합리적 소비를 중시하면서도, 레저 활동을 즐기는 3040세대다. 캠핑, 차박, 낚시 등 다양한 레저활동을 즐기면서도 유지비 절감을 위해 전기차를 원하는 이들이다. 동승한 기자가 실제 이런 니즈를 가지고 있었는데 "세컨카로 사고 싶다"고 했다.

KGM은 무쏘를 통해 국내 픽업 시장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다. 올해 KGM의 판매 목표는 2만대로, 이는 국내 픽업 시장 규모 추정치인 3만5000대의 과반수 이상이다. 해당 목표는 무쏘 EV뿐 아니라 무쏘 스포츠, 무쏘 칸을 합한 수치다. 

'차'를 전문가만큼은 잘 '알'지 '못'하는 자동차 담당 기자가 쓰는 용감하고 솔직하고 겸손한 시승기입니다. since 2018.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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