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의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정제마진 악화와 함께 재고 손실 및 환차손이 발생한 탓이다.
에쓰오일은 3분기 영업이익이 124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98% 감소했다고 19일 공시했다. 다만 전년 같은기간과 비교하면 흑자로 전환했다. 이와 함께 당기순손실 46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조4266억원으로 집계돼 전 분기보다 13.9%,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하면 39.1% 줄었다.
당초 시장에선 악화됐던 정제마진이 9월 들어 개선돼 에쓰오일 영업이익이 190억원 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유가하락에 따른 재고손실, 원화 약세로 인한 환차손이 발생해 이익 감소 폭이 더욱 컸다.
3분기 에쓰오일의 재고손실은 1300억원, 환차손은 1205억원 정도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유가 급락 및 정기보수로 매출액이 줄었고, 정제마진 하락과 재고관련 손실, 환차손 발생 등으로 영업이익과 세전이익 역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정유사업이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에쓰오일은 정유사업에서 171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3조4872억원이다.
이는 올 초 석유제품 수요가 증가해 큰 폭으로 개선됐던 정제마진이 3분기 들어 재차 감소했기 때문이다. 3분기 평균 정제마진은 배럴 당 3.8달러로 2분기에 비해 0.8달러 감소했다. 다만 9월 들어 정제설비 가동률 하락과 수요 회복으로 정제마진은 다소 올라간 상태다.
석유화학사업은 선전했다. 석유화학 영업이익은 880억원으로 2분기보다 33.8% 증가했고, 전년 같은기간보다 9.7% 성장했다. 이 사업 매출액은 6102억원이다. 역내 신규 설비 가동과 국제유가의 변동성으로 마진은 줄었지만 고부가제품인 파라자일렌(PX) 생산과 판매를 끌어올려 이익률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상반기 공급과잉으로 다소 주춤했던 윤활기유는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 원재료 가격이 급락해 마진이 큰 폭으로 개선됐기 때문이다. 윤활기유 영업이익은 956억원으로 전 분기대비 20.1%, 전년 동기대비 41.6% 증가했다. 매출액은 329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윤활기유 영업이익률은 29%로 4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에쓰오일은 4분기 실적이 3분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석유제품 신규 설비 가동은 연말 정도에 시작되고, 겨울을 맞아 난방유 수요 증가 등이 기대되고 있어서다. 이는 정제마진을 지탱하는 요소다.
이와 함께 석유화학사업의 주력제품인 파라자일렌은 제한된 공급을 바탕으로 마진이 개선되고, 윤활기유 역시 수요 증가로 양호한 스프레드(제품 판매가-원료가)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4분기 석유제품 시장에서 공급 증가량은 많지 않은데 반해 수요는 꾸준히 늘어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이라며 “파라자일렌은 경쟁력이 낮은 업체들의 가동률 조정으로 공급량이 감소해 제품 마진이 반등하고, 고품질 윤활기유 역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