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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il ‘과감한 한 수’…4.8조 프로젝트 ‘기대 만발’

  • 2017.11.06(월) 12:04

2014년 7월 대규모 프로젝트 결정…공급과잉 걱정 있었지만
중국 환경규제 등 수급 개선…본격 가동 후 고수익 기대

지난 2014년 7월, 에쓰오일(S-Oil)이 4조8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설비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저부가 제품을 고부가 제품으로 재생산하고, 새로운 제품군을 추가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정유업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경기 침체 장기화 전망과 주요 수출국인 중국에서의 공격적인 생산설비 증가, 미국의 셰일혁명에 따른 에너지 시장 재편 등이 이유였다.

약 3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내년 중순 상업생산을 눈앞에 둔 이 설비를 두고 과거의 우려는 높은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이제는 설비 가동을 통해 얼마나 많은 돈을 벌 수 있을지 바쁘게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상황이다.

 

 

◇ 프로젝트 진행 82%…내년 상반기 스타트

6일 업계에 따르면 S-Oil의 RUC(잔사유 고도화)·ODC(올레핀 다운스트림) 프로젝트는 3분기 말 현재 82.1%의 진행률을 기록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내 설비 준공을 마치고 본격 상업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원유 정제를 통해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잔사유를 다시 정제해 휘발유와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설비(RUC)와 여기서 만들어진 프로필렌을 원료로 PO(프로필렌 옥사이드)와 PP(폴리프로필렌) 등 올레핀 계열 제품을 생산하는 설비로 구성된다.

 

잔사유의 경우, 유황함량이 높아 수익성이 낮은데 황 함량을 낮춘 뒤 이를 다시 석유 및 화학제품 생산의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사업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이와 함께 PO와 PP 등 석유화학 제품을 통해서는 파라자일렌(PX) 등 아로마틱 계열 의존도를 낮춰 사업 내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S-Oil은 설비 준공이 마무리되면 석유화학사업 내 PX 매출 비중을 기존 71%에서 47%로 낮추고 8% 수준인 올레핀 계열 제품 비중을 37%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S-Oil은 이 프로젝트를 위해 총 4조8000억원을 투자한다. IRR(내부 수익률)은 18.3%로 책정, 설비 가동 후 6년이면 투자금 회수가 가능한 것으로 분석했다.

S-Oil 관계자는 “신규 프로젝트 수익률은 생산 제품(휘발유·PP·PO 등)의 2010년~2014년 수익성(정제마진 및 스프레드)보다 낮은 경우를 산정, 보수적으로 반영해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 우려에서 기대감으로

S-Oil이 투자를 결정했던 당시, 국내 정유사들은 정제마진 악화와 석유화학제품 공급과잉으로 인해 주력사업에서 이중고에 빠진 상태였다.

특히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주요 제품의 자급률을 높여가면서 석화제품 공급과잉 현상이 심화됐고, 석탄과 메탄올 등을 원료로 올레핀 계열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CTO(Coal to Olefin)와 MTO(Methanol to Olefin) 설비를 짓기로 계획하고 있어 향후 전망도 좋지 않았다.

 

S-Oil의 투자로 인해 석유화학제품 시장 내 공급과잉이 심화되고, 결국 투자도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던 이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은 S-Oil에 우호적으로 바뀌었다. 먼저 중국 정부가 환경규제를 강화하면서 계획됐던 CTO와 MTO 설비 투자가 상당 수 지연 및 취소됐다. 두 설비는 나프타를 원료로 하는 국내 기업들의 생산설비에 비해서는 원가 경쟁력에서 앞설 수 있으나 오염물질 배출량이 많다는 것이 단점이다.

이와 함께 저유가의 장기화, 글로벌 경기가 서서히 회복되면서 석유제품 및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이로 인해 신규 생산설비 가동을 통한 공급 증가량이 수요 증가량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애초 S-Oil이 세웠던 투자 효과가 가동 초기부터 실현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 프로젝트 설비가동이 시작되면 저부가 제품 비중이 줄어 이익 개선이 가능하고, 석유화학 매출에서도 PX 비중이 낮아져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갖출 수 있다”며 “PO와 PP 등의 제품은 공급과잉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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