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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선택지가 있다. 매월 따박따박 나오는 고정 기본급과 실적에 따라 받는 성과급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무엇을 택할까.
고정 기본급을 골랐다면? 당신은 '재벌총수형'에 가깝다. 성과급을 택했다면 '전문경영인형'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연봉 5억원 이상을 받은 등기임원의 보수현황을 보면 이 같은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분석대상 임원 303명 중 기본급을 많이 받은 상위 10명을 추려보니 1위부터 10위까지 모두 총수일가가 차지했다. 1위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자신이 받은 연봉 152억3300만원 중 78.8%(120억100만원)가 기본급이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연봉 전체가 기본급으로 구성됐다.
반면 상여급 상위 10명 중 6명은 전문경영인이 차지했다. 특히 삼성에서 임원을 달아 두둑한 성과급을 챙긴 이들이 많았다.
대표적인 인물이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이다. 삼성전자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끌어 지난해 총 243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이 가운데 성과급이 차지한 비중이 91.9%(243억8100만원)에 달했다. 신종균·윤부근·최치훈·김태한 등 삼성의 다른 임원들도 성과급 비중이 70%를 넘었다.
총수일가에게는 고액의 기본급을 보장하되 단기적인 경영성과와 거리를 두게 하고, 이를 전문경영인에게 맡겨 실적에 따른 보상을 해주는 식으로 보수체계가 짜여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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