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24위 OCI가 오너 3세 체제로 한 발 더 다가섰다. 고(故) 이수영 회장의 후계자 이우현(50) OCI 사장이 마침내 주력사이자 사실상 지주회사인 OCI의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다만 명실상부한 독자적인 ‘이우현 체제’을 완성하기 까지는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다.
▲ 이우현 OCI 대표이사 사장 |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우현 사장이 지난 13일 OCI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지난해 10월 별세한 부친 고 이수영 회장의 소유지분 10.9%(260만4921주)가 상속된 데 따른 것이다.
OCI 최대주주로 있던 이 회장은 4270억원(13일 종가 16만4000원 기준)어치의 주식을 부인 김경자(76) 송암문화재단 이사장과 2남1녀 중 장남 이우현 사장과 외동딸 이지현(44) OCI미술관 관장에게 모두 상속했다.
이 중 후계자인 이 사장이 물려받은 지분은 5.6%(133만9674주)다. 기존에 0.5%에 불과했던 지분은 6.1%(145만9925주)로 확대됐다. 오너 일가 중 단일주주로는 1대주주에 올랐다.
부인과 딸의 상속 지분은 각각 2.0%(48만3771주)와 3.3%(78만1476주)다. 김 이사장은 0.02%에서 2.1%(48만8778주)로 증가했고, 이 관장은 새롭게 OCI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일단 이우현 사장의 최대주주 등극을 계기로 OCI는 오너 3세 체제가 한층 더 빨리 자리를 잡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분위기는 좋다.
OCI가 지난해 흠 잡을 데 없는 경영성과를 낸 데서 비롯된다. OCI는 영업이익(연결기준)이 2840억원으로 무려 114.7% 성장했다. 작년보다 더 나은 경영 성과를 찾으려면 2011년(1조1200억원)으로 무려 6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또 2016년 흑자 전환 이후 2년연속 영업흑자를 달성했다. 영업이익률 또한 전년보다 3.0% 포인트 상승한 7.8%로 껑충 뛰었다. 태양광 업황 침체로 촉발됐던 2012년 이후의 부진에서 완전히 탈출한 모양새다. 이 사장이 경영일선에 등장한지 4년만이다.
이 사장은 서강대 화학공학과 및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학 석사(MBA) 출신으로 크레딧 스위스 퍼스트 보스턴 등 외국계 금융사를 거쳐 2005년 OCI에 전무로 입사, 경영 수업에 들어갔다. 이어 사업총괄 부사장(CMO) 등을 지낸 뒤 2013년 3월 이수영 회장, 백우석 부회장 등과 함께 3인 각자대표체제의 한 축을 맡았다.
다만 ‘이우현 체제’를 다지고 홀로서기를 하기 까지는 넘어야 할 산들이 만다. 현 경영구조만 보더라도 백우석 부회장과 이우현 사장의 2인 각자대표 체제다.
선대(先代) 조력자로 활동했던 김상열(71) 전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을 지난 3월 정기주총때 이사진에 합류시킨 것도 3세 체제를 안정궤도에 올려놓기 위한 과도기적 성격으로 볼 수 있다.
최대주주에 올라섰다고는 하지만 소유지분 역시 아직은 취약한 편이다. 즉, 직접 소유 지분이 10%가 한참 안되고, 선대와 마찬가지로 주력사이자 지주회사격인 OCI에 대해 숙부들과 지분 분할 소유 체제는 오랜 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OCI는 고 이회림 창업주의 아들 삼형제가 OCI 계열, 삼광글라스 계열, 유니드 계열로 나눠 각각 독립적으로 경영하고 있다. 다만 OCI 지분을 공동 보유하고 있어 2세들 간 지분 정리는 채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이 창업주의 세 딸은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이 사장의 지분은 모친과 여동생의 지분을 합해도 직계일가 지분이 11.5% 정도다. 반면 큰숙부 이복영 회장 5.40%, 둘째숙부 이화영 회장이 5.43%를 소유 중이다.
한편 이우현 사장은 이번 주식 상속으로 1000억원이 넘는 상속세를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상속·증여세법상 상속 재산이 30억을 넘으면 세율 50%가 적용된다. 이 시장이 물려받은 주식은 현 주식시세로 2200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