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는 '변태(變態)' 중이다. 크진 않아도 안정적 매출과 수익을 가져오던 가스 충전소, 에너지 도매 마케팅 사업, 또 경쟁력을 잃은 패션부문을 작년까지 팔고, 손대지 않았던 생활가전을 품었다. 아직은 고치에서 벗어나는 과정이다 보니 이익을 제대로 내지는 못하고 있다는 게 스스로 내린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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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네트웍스는 올해 1분기 매출(연결기준) 3조4925억원, 영업이익 240억원, 순이익 4억8600만원을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SK네트웍스는 작년 3월과 10월 가스충전소 사업과 에너지 마케팅 도매사업을 각각 매각했다. 이를 제외한 작년 1분기 실적과 비교할 때 매출은 5.3%, 영업이익은 30.1%, 순이익은 95.6%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0.7%로 전년동기 대비 0.5%포인트 낮아졌다.
가스충전소 및 에너지 도매사업을 가지고 있던 작년 1분기 시점의 실적과 비교할 경우 매출은 30.1%, 영업이익은 19.1% 감소한 규모다. SK네트웍스는 재작년 말에는 패션부분도 매각하는 사업 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SK네트웍스는 매출 감소 배경으로 휴대폰 단말기 판매량, 렌터카 운영대수, SK매직 렌털 누적 계정은 증가했지만 화학과 석유제품 판매량이 감소한 것을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영업이익이 줄어든 데 대해선 작년 10월 말 에너지마케팅 도매사업 양도 이후 에너지마케팅 소매사업자로서 사업모델 전환을 위한 과정에서 석유제품 판매량 감소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SK매직의 공격적 마케팅 비용 집행도 영업이익 감소 원인이 됐다.
사업부문 별로 보면 ▲에너지 리테일 ▲정보통신 ▲SK매직이 전년동기 대비 부진했던 반면 ▲카라이프(Car-Life) ▲상사 ▲워커힐은 비교적 선방했다.
1분기 에너지리테일 사업은 매출 3603억원, 영업이익 41억원이었다. 각각 전년동기 대비 24.8%, 65.8% 줄어든 규모다. 1년 사이 자체 보유 주유소가 30개, 임차 주유소가 129개 감소하는 등 510개소였던 소매 네트워크 숫자가 351개로 크게 줄어든 영향이 있다.
정보통신 경우 매출은 1조266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6.5% 늘어난 반면 영업익은 192억원으로 9.3% 줄었다. 고가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영향으로 매출이 늘었지만 판촉비 부담에 영업이익은 줄었다는 분석이다.
SK매직도 매출은 전년동기보다 19.4% 늘어난 1482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60억원으로 18.5% 줄었다.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신제품 가전 출시와 함께 매출에 비해 광고 등에 비용이 늘어나면서 이익을 늘리진 못했다는 설명이다.
카라이프 부문은 매출 2444억원, 영업이익 72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20.8%, 29.6% 증가한 실적이다. 렌터카 매출이 1733억원, 경정비 매출이 711억원이었다. 렌터카 매출은 전년동기보다 25.1% 늘었는데 운영대수와 중고차 매각대수가 늘어나서 그렇다.
SK네트웍스 매출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사(글로벌)는 매출 1조4189억원, 영업이익 17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6.7% 줄었지만 이익은 35.3% 늘린 것이다. 화학제품 판매량 감소로 매출은 줄었지만 트레이딩 마진은 나아져 이익은 늘었다는 분석이다.
워커힐은 매출 554억원, 영업손실 19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1분기 대비 매출을 29.6% 늘리면서 적자폭은 69.5% 줄였다. 최근 들어서는 객실 점유율이 점진적으로 나아지고 있고 면세점 사업권 박탈 후 사업모델 다각화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에너지 마케팅 소매사업 수익력을 개선하고 상사 부문과 정보통신 부문 등 기존 사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 업그레이드 할 것"이라며 "미래 핵심사업인 '모빌리티(Mobility)' 사업과 SK매직의 생활가전 렌털을 중심으로 하는 '홈케어(Home Care)'사업 등을 중심으로 외형과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