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케미칼·금호석유화학 등 주요 4개 화학업체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은 총 1조6507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前)에 비해 13.5% 감소했다.
금호석유화학을 제외한 3개 화학업체는 나프타(Naphtha·납사)를 기반으로 장사를 한다. 원재료인 나프타를 분해설비(NCC·Naphtha Cracking Center)에 투입해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벤젠 등의 화학제품을 생산한다. 이후 추가 공정을 통해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의 합성수지 제품을 생산한다.
나프타는 원유 정제를 통해 생산되기 때문에 유가는 화학업체의 원재료 부담과 제품가격 결정에 핵심 변수다.
올해 1분기 국내 화학업체들이 유가 상승에 발목이 잡혔다. 제품 수요는 견조했지만, 국제유가가 작년 1분기 53달러(두바이유 기준)에서 올 1분기 64달러로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스프레드(제품과 원재료의 차이)를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원화 강세까지 겹쳐 수익성을 갉아먹었다. 작년 1분기 달러당 115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올 1분기 평균 1070원대로로 떨어지면서 원재료 가격 상승을 더욱 부추겼다.
LG화학이 사상 최대 매출(6조5500억원)을 올렸지만 박수 소리는 없었다. 영업이익이 영 신통치 안았던 것이다.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3% 감소한 6508억원에 머물렀다. 영업이익률도 9.9%로 2분기 연속 한자릿수로 내려앉았다. 이렇다보니 1위 경쟁에서 롯데케미칼의 등을 보고 달려야 했다.
롯데케미칼도 출발이 시원찮기는 마찬가지다. 매출(4조1200억원)이 2분기 연속 2분기 연속 4조원을 넘어섰지만 영업이익 6620억원으로 2016년 1분기(4740억원)이후 가장 저조한 수치를 보였다.
이렇다보니 화학업계의 라이벌 LG화학을 잡았다는 점은 위안거리로 삼을 수 밖에 없었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이 112억원 앞서며 LG화학과의 첫 대결에서는 승리한 것. 창사 40년 만에 처음으로 화학업계 1위 LG화학을 제친 2016년을 재현할 수 있을지 기대감을 키우는 출발이다.
화학업계 쌍두마차의 발걸음이 무거운데 한화케미칼이라고 배겨날 재주가 있을 리 만무하다. 영업이익 1721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2.5% 줄었다. 유가 상승으로 주요 제품인 폴리에틸렌(PE) 수익성이 부진했다. 폴리염화비닐(PVC), 가성소다(CA) 등도 좋지 않았다. 태양광 부문에서 107억원에서 305억원으로 뛰며 선전했지만 빛이 바랬다.
금호석유화학만이 말 그대로 화려하게 비상했다. NCC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에틸렌과 파라자일렌(PX) 등의 사업을 하지 않는 금호석유화학은 그간 석유화학업계 호황에서 소외돼왔지만 지난해부터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올 1분기 수익은 토를 달 만한 구석이 없었다. 영업이익 166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서는 무려 152.2% 확대됐다. 이보다 더 좋은 성과를 찾으려면 무려 6년전인 2011년 3분기(2190억원)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합성고무는 부진했지만 페놀유도체가 선전한 영향이다. 올들어 석 달간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작년 전체(2630억원)의 63.1%를 차지했다. 영업이익률도 수직 상승한 것은 당연지사, 12.4%로 두자릿수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