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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3·4세]⑩일감몰아주기 규제에 애타는 GS 4세

  • 2018.06.27(수) 08:31

LG서 분가 이후 3세부터 시작…허창수·허동수 사촌경영
지주회사 ㈜GS 지분율은 허창수 회장 일가 가장 많아
4세 8명 경영참여..자금줄 비상장사 일감몰아주기 규제

 

GS그룹은 13년 전 LG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지금까지 3세 경영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1947년부터 LG 구(具)씨 일가와 반세기 넘게 동업관계를 유지한 허(許)씨 일가가 2004년에야 GS란 이름으로 계열분리하면서 1세·2세와 달리 3세부터 비로소 독자 경영을 시작한 것이다.

계열분리와 함께 고(故) 허만정 LG그룹 공동창업주의 셋째아들 고 허준구 전 LG건설 명예회장의 장남이 총수로 취임했다. 그가 허창수(71·사진 왼쪽) 회장이다.

아울러 허창수 회장의 사촌형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이 쌍두마차로 사촌경영을 해오고 있다. 허동수 회장은 허만정 창업주의 맏아들 고 허정구 삼양통상 창업주의 차남이다.

 

 

◇ 핵심회사 ㈜GS 지분 허창수 일가 가장 많아

GS그룹은 오랜 기간 LG그룹과 한 울타리에 있다가 독자적인 터를 잡은 이후 지금까지는 눈에 띄는 후계구도 움직임이 없었다. 허창수-허동수 회장의 사촌경영 형태로 유지해왔기 때문에 당장 계열분리 가능성을 점치는 것도 섣부르다.

다만 LG와 분리 직후 25조원(2005년)이었던 GS그룹의 자산총액은 지난해 65조원으로 커졌고 중년에 접어든 4세들도 주요 계열사 임원으로 활약하는 상황에서 현재의 사촌경영 구도가 한없이 유지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동시에 나온다.

GS그룹의 후계구도를 엿볼 수 있는 단초는 지주회사 ㈜GS의 주주구성이다. GS칼텍스 GS리테일 GS홈쇼핑 등 유력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지주회사 ㈜GS의 주주구성이 곧 그룹 전체의 영향력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GS의 지분은 총수일가 38명이 총 41.63%를 나눠 갖고 있다.

허만정 창업주의 2세 직계가족 기준으로 지분율을 따져보면 ▲셋째아들 고 허준구 회장(허창수 회장 부친) 일가 15.41% ▲첫째아들 고 허정구 회장(허동수 회장 부친) 일가 11.11% 순이다. 나머지 가족들은 10% 미만이다.

장남을 제치고 삼남 가족이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GS그룹 형성에 기여한 공로에 따라 분배했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LG 구씨 일가와 GS 허씨 일가는 허준구 회장을 끈으로 인척관계를 넘어 동업관계로 발전했다. 허만정 창업주가 오랜 기간 알고 지내왔던 구씨 일가에 셋째아들(허준구)의 경영수업을 부탁하면서 사업 자금을 공급하기 시작한 것이다. 허준구 회장은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에서 영업담당 이사로 시작해 LG전자와 LG전선 대표를 거쳤다. 

2002년 허준구 회장 타계 후 LG건설 회장직을 이어받은 허창수 회장은 2005년 LG유통(현 GS리테일) LG칼텍스정유(GS칼텍스) LG홈쇼핑(GS홈쇼핑) 등 계열사를 이끌고 LG에서 분가하는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GS그룹이 38명에 이르는 방대한 대가족 주주로 이뤄져있지만 그룹의 탄생 배경과 직결되는 허준구-허창수 일가가 가장 많은 ㈜GS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GS 지분율이 허준구 회장 일가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형제들은 삼양통상(허정구 일가), 코스모화학(허신구 일가), 승산(허완구 일가) 등 방계회사를 따로 보유하고 있다.

 

 

◇ 허창수 장남 허윤홍 주목.. 일감몰아주기 논란 부담

아직 GS그룹 내 후계 구도의 윤곽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4세들의 경영참여가 눈에 띈다.

나이 순으로 허동수 회장의 장남 허세홍(50) GS글로벌 대표,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장남 허준홍(44) GS칼텍스 전무,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대표의 장남 허서홍(44) GS에너지 상무, 허창수 회장의 장남 허윤홍(40·사진 오른쪽) GS건설 전무,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의 장남 허철홍(40) ㈜GS 상무 등 8명의 4세가 계열사에 몸담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허창수 회장의 장남 허윤홍(40) GS건설 전무다. LG그룹 구씨 일가 못지않게 GS그룹 허씨 집안도 유교적 가풍이 강하다는 평가가 많은 상황에서 유력한 후계자로 꼽힌다.

다만 허윤홍 전무의 지분 승계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2004년 GS 출범 당시 0.17%였던 지분율을 꾸준히 늘려왔지만 개인 지분율로 보면 경영에 참여하는 8명의 친척 형제 중 5번째에 불과하다.

따라서 허 전무가 부친 허창수 회장의 지분을 승계하는 건 필수적이다. 부친의 지분을 전부 물려받으면 개인 지분율이 5.28%로 높아져 단일 최대주주 수준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허 전무는 현재 지분 가치 기준으로 1000억원대의 증여세를 납부해야한다.

이 경우 허 전무 개인이 가지고 있는 비상장사 GS아이티엠(8.35%) 등 ㈜GS 지분 외의 자산이 중요한 승계 재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허 전무뿐만 아니라 경영참여중인 GS 4세들은 너나할 것 없이 다수의 비상장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시스템통합(SI)업체 GS아이티엠은 허 전무를 포함한 4세들이 주요주주로 포진해 있다. SI란 업종이 말해주듯 일감몰아주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장에서도 GS칼텍스와 최근 2년 동안 553억원의 내부거래를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도를 더 높일 것이라고 발표한 가운데 허 전무를 비롯한 GS 4세들도 비상장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줄이거나 내부 거래 매출액을 축소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이미 허 전무가 지분 29.3%를 보유한 시설관리업체 엔씨타스는 올해 청산절차를 밟았다.

GS그룹은 69개 계열사 중 15곳이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놓여있다.

지주회사 체제임에도 이렇게나 일감몰아주기 논란에 오른 비상장회사가 많은 것은 그만큼 GS 4세들이 승계를 위한 종자돈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GS그룹이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잠재우면서 합리적인 승계 해법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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