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유가상승에 따라 정유사업 적자폭이 축소되며 분기 실적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매출(연결기준) 12조4002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전기 13조9481억원 대비 11.1% 줄고, 전년동기 12조1661억원 대비 1.9% 늘어난 수치다. 매출은 지난해 3분기 14조9587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매분기 줄고 있다.
내실은 간신히 다졌다. 영업이익은 3311억원으로 전기 2815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1분기 7116억원과 비교하면 반토막 난 성적표다. 수익성 지표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분기 6.3%를 고점으로 매 분기 떨어지다가 2.7%로 반등했다.
증권업계 전망치를 하회하는 실적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SK이노베이션이 매출 12조5745억원, 영업이익 3424억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했다.
회사 본업인 정유사업은 아쉬움을 남겼다. 영업손실이 63억원으로 직전 분기 5578억원 적자보다 손실폭을 줄였지만, 1년 전 기록한 3254억원 흑자보다는 저조한 실적이다.
실적 기준치인 유가가 상승했지만 힘에 부쳤다. 중동산 원유 가격지표인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해 10월 79.4달러를 기록한 뒤 12월 57.3달러로 27.8% 떨어졌다. 두바이유는 올해 들어 중동 산유국들의 원유 감산 등으로 지난달에는 66.9달러까지 올랐다.
정유사는 원유를 도입하고 석유제품을 만들기까지 3개월의 시차가 걸린다. 이 기간 원유가격이 비싸지면 제품 가격이 덩달아 올라가 마진이 커지는 구조다. SK이노베이션은 유가상승 덕에 1분기에만 4025억원의 재고 관련 손익을 얻었다.
화학사업은 영업이익이 320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2848억원 대비 12.5% 늘었다. 합성섬유, 페트병 원료로 쓰이는 파라자일렌(PX)의 올해 1분기 국제가격이 톤당 평균 1075달러로 전년동기 962달러 대비 11.7% 오른 결과다. PX는 [SK이노베이션] 화학사업부문 주요 제품이다.
윤활유사업은 제품 공급과잉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471억원으로 1년새 반토막 났다. 배터리 및 소재 사업은 영업손익으로 각각 869억원 적자, 305억원 흑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