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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흑자 vs 현대제철 적자…왜 갈렸나

  • 2021.01.29(금) 17:15

[워치전망대-어닝인사이드]
포스코, 중국 수요회복 파급효과에 반등
내수 위주 현대제철, 일회성 비용까지

철강업계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는 평등하지 않았다. 지난해 국내 1·2위 철강회사는 똑같은 위기를 겪고도 정반대의 성적표를 받았다. 포스코는 1조788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지만 현대제철은 440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포스코는 사업 규모뿐에서 위기대처능력까지 현대제철보다 '한 수 위'라는 것을 다시 증명했다.

◇ 위기 속 격차 더 벌어졌다

지난해 포스코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26조5099억원으로 2019년보다 12.7% 줄었다. 이 기간 현대제철 매출은 15조5680억원으로 13.9%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철강 수요가 급감하면서 매출로 표현되는 두 회사의 외형이 비슷한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내실'은 엇갈렸다. 별도 기준 2020년 포스코 영업이익은 1조1352억원으로 1년 전보다 56.1% 감소했다. 이익이 반토막 났지만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는 현대제철과 비교해봐도 알 수 있다. 현대제철의 작년 영업이익은 417억원으로 전년 대비 85% 급감했다.

특히 순손익 격차는 컸다. 작년 포스코 순이익은 965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7.8% 주는데 그쳤지만 현대제철 순손실은 455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자회사 실적이 반영되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실적을 봐도 상황은 바뀌지 않는다. 연결 기준 포스코의 작년 영업이익은 2조403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7.9% 줄었고 현대제철 영업이익(730억원)은 78% 급감했다. 포스코는 1조7882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냈지만 현대제철은 순손실이 4401억원에 이르렀다.

철강 수요가 회복되기 시작한 작년 마지막 분기 실적 차이는 더 벌어졌다. 연결 기준 지난 4분기 포스코 영업이익은 863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5% 증가했다. 현대제철은 전년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영업익은 553억원에 그쳤다. 김현욱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포스코는 실적 추정치를 크게 상회했다"고 한 반면, 현대제철에 대해선 "추정치를 크게 하회했다"며 목표주가를 내렸다.

◇ 회복 속도 차이 큰 이유는

사업구조 측면에서부터 두 회사는 큰 차이가 있다. 포스코는 '고로'에서 자동차 강판·조선용 후판 등을 만들어 '수출'하는 철강사다. 작년 3분기 매출 중 수출 비중이 74.5%에 이른다. 반면 현대제철은 고로와 전기로(철근과 형강 생산)의 사업이 절반씩 섞여 있고 '내수' 의존도(86.4%)가 높다.

작년 하반기부터 중국 철강 수요가 되살아나자 수출 위주의 포스코가 먼저 살아났다. 포스코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중국 내수 시장이 좋아지면서 중국 철강회사들이 수출을 하지 않고 마진이 좋은 내수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 덕분에 국제 철강 가격이 오르고 포스코에 대한 철강 수요도 탄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내수 위주의 현대제철은 회복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을 안정적 수요처로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그룹과 2017년 이후 가격협상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제값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국내 건설 경기의 침체가 길어지면서 전기로 부문도 지지부진하다. 관련기사☞ '이익률 0.1%' 현대제철 사장 "외형 성장 청산"

현대제철은 코로나19 핑계만 댈 수도 없다. 이 회사 실적 악화는 코로나19 위기 이전부터 이미 시작됐다. 2019년 4분기 영업손실은 1479억원에 이르렀고 작년 1분기에도 297억원의 적자가 났다.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은 오르는데 조선·자동차 등 전방산업 부진으로 제품 가격은 올리지 못하면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코로나19까지 터진 것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원재료인 철강석 가격은 많이 올랐는데 철강 제품가격에는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밖에 일회성 비용 등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작년 4분기 현대제철은 통상임금 협상지연 관련 충당금 400억원, 박판열연 가동중단 손상차손 1000억원, 과징금 900억원 등을 비용으로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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