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포스코에서 영입된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이사가 '외형 성장 시대'를 청산하겠다고 선언했다. 영업이익률이 0%대에 머문 작년 성적표를 받고 난 뒤 내놓은 2021년 신년사를 통해서다.
업계 1위 포스코는 경쟁사와 격차를 확고히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익기반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지난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고비를 넘긴 철강업계가 올해 화두로 수익성을 제시하고 치열한 내실 경쟁을 예고한 것이다.
◇ 현대제철, 수익성 중심 견고한 철강사 구축
최근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규모'가 아닌 '수익'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규모의 성장에 치중해왔던 관성을 청산하고 수익성 중심의 견고한 철강사라는 기업 정체성을 구축하자"고 전했다.
현대제철의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2015년 9.08%, 2016년 8.66%, 2017년 7.14%, 2018년 4.94%, 2019년 1.62% 등으로 매년 뚝뚝 떨어지고 있다. 작년 1~3분기 영업이익률은 코로나19 여파로 0.13%까지 곤두박질쳤다. 이 기간 철강업계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을 보면 포스코 3.62%, 동국제강 6.31%, 세아제강 6.06% 등으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선방했다. 현대제철 입장에선 더 이상 물러 설 곳이 없는 셈이다. 관련기사☞ 현대제철, '0%대 이익률' 언제 벗어날까
그는 수익성 강화를 위해 ▲사업구조 최적화 ▲책임경영 강화 ▲미래 성장기반 확보라는 3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안 대표는 "지금까지 우리가 스스로의 경쟁력으로 꼽아왔던 다양한 제품군과 외형적 규모는 현재의 경영환경에서 더이상 강점으로 작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고강도 구조조정을 예고한 셈이다.
그는 이어 "현재의 솔루션(Solution)이 미래의 정답일 수 없고 오늘의 캐시카우(Cash Cow)가 내일의 수익구조를 보장해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선진 철강업체와의 전략적 제휴관계를 구축해 해외 현지 공급망을 확보하고 모빌리티 부품과 수소산업에 대비하겠다는 구상이다.
◇ 포스코, 고부가가치 제품 수익기반 마련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주요 경영 방향으로 ▲안전 ▲철강사업 경쟁력 유지 ▲모범기업 ▲조직문화 혁신 등 4가지를 제시했다. 이중 사업 영역은 철강사업 경쟁력 격차 유지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철강사업은 경쟁력 격차를 확고히 유지하고 그룹사업은 성과 창출을 가속화하며 차세대 사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철강사업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선 신사업에서 빠르게 경쟁우위를 확보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빌리티, 강건재(철강재를 가공한 건설자재), 친환경에너지 강재 중심으로 멀티 코어(Multi Core) 수익기반을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이 강재들은 포스코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키우고 있는 WTP(월드톱프리미엄) 제품이다. 작년 신년사를 통해 최 회장은 'WTP제품 1000만톤 판매'를 목표로 제시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작년 WTP 판매량은 1분기 228만톤, 2분기 171만톤, 3분기 214만톤 등 1~3분기 612만톤에 머물렀다. 관련기사☞포스코, 혼돈 속 건져낸 값진 흑자전환
작년 목표는 달성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올해 WTP사업에서 수익기반을 마련하자는 또 다른 주문을 내놓은 것이다. 그만큼 WTP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포스코 관계자는 "산업군별로 고부가가치 강재를 개발, 판매해 수익기반을 구축하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팀장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백스테이지 리더십(Backstage Leadership)'을 강조했다. 이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회사를 지원하는 리더십이다. 그는 "각 팀의 업무 에너지가 집중되고 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업무목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수립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운형 세아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급변하는 환경에서 위험을 최소화하고 기회를 극대화해 생존과 성장의 스토리를 써나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도전정신과 창의력을 발휘해 창조적 혁신을 수행해 나가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