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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서 못 판다"…포스코·현대제철 깜짝실적

  • 2021.04.28(수) 09:31

[워치전망대-어닝인사이드]
현대제철 흑자전환-포스코 영업익 134%↑
수요증대·가격인상·중국감산 3박자 효과

"예상보다 좋은 실적이라 어리둥절하다."

지난 27일 열린 현대제철 컨퍼런스콜에서 이은영 DBS은행 애널리스트가 현대제철 실적에 대해 평가한 말이다. 이날 현대제철은 지난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039억으로 흑자전환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이다.

깜짝 실적은 포스코도 마찬가지다. 지난 1분기 포스코의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예기치 않게 찾아온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기에 휘청였던 철강업계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 차 강판 가격 얼마나 오르나? "열심히 퍼센트"

현대제철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2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흑자 규모가 예상보다 컸다. 이를 반영한 듯 이날 주가는 9% 넘게 급등했다. 지난해 현대제철 실적은 '엎친 데 덮친' 상황을 여실히 보여줬다. 철광석 등 원자재값 인상으로 원가 부담 압력은 커진 데다 예기치 못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수요 절벽'에 내몰렸다. 작년 1분기 297억원의 영업손실이 났다.

실적 개선 원인이 특별한 데 있는 것은 아니다. 전세계 산업이 되살아나면서 철강을 찾는 수요가 많아진 것이다.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4조927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6% 늘어났다. 지난 1분기 현대제철의 15곳의 해외 자동차강판 가공공장(SSC) 가동률은 101%에 이르렀다.

그간 지지부진했던 가격협상도 이뤄졌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지난 3월 조선사와 협상을 통해 후판 가격을 인상했다"며 "올 하반기에 추가적인 가격 인상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특히 현대제철 이익을 좌지우지하는 현대차그룹과의 자동차 강판 가격 협상도 진행되고 있다. 

김경석 판재사업부장(상무)은 "여러 상황을 고려해 가격 인상안을 제시했고 완성차 업체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격 인상률을 묻는 말에 그는 "열심히 퍼센트"라며 농담을 섞어가며 가격 인상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여기에 지난해 단행한 구조조정 효과도 봤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지난해 가동을 중단한 컬러강판과 박판열연 등에서 한 해 1000억원 가량의 손실이 났다"고 전했다. 분기당 330억원 가량의 구조조정 효과가 반영되는 셈이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 중국 감산 효과까지

지난 26일 포스코도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포스코 본체의 실적을 볼 수 있는 별도 기준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1조72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4.2% 증가했다. 작년 4분기와 비교해도 104.9% 늘었다. 작년 2분기 창립 이후 처음으로 별도 기준 적자를 냈던 포스코가 1년도 채 되지 않아 분위기를 바꾼 것이다.

깜짝 실적 배경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김영중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은 "전세계적으로 철강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다"며 "특히 미국과 유럽이 철강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급등했고, 오는 6월까지 가격을 인상해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분기 가격 인상 효과로 7620억원의 영업이익 상승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중국이 최근 환경 규제를 강화하면서 현지 철강업체들이 감산에 돌입한 효과도 보고 있다. 저가의 중국산 철강 수요가 줄자 한국산 철강의 몸값이 올라가고 있는 셈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제조업이 살아나면서 철강 제품을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중국 감산 효과까지 겹치면서 신규 수요도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향후 중국의 감산 조치가 끝나고 나면 상황이 다시 바뀔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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