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승욱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임기를 시작했다. 문 장관은 취임 후 첫 일성으로 지역경제 발전과 기업을 위한 비전 제시, 미래전략 등을 강조했다.
청와대는 6일 공지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문 장관 임명안을 재가했다고 전했다. 문 장관의 임기는 재가 직후 바로 시작한다.
앞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문 장관 후보자가 일부 도덕성의 흠결이 있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며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문 장관은 코로나19를 고려해 별도 취임식 없이 이메일로 직원들에게 취임사를 전달했다.
문 장관은 취임사를 통해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제대로 함께하는 산업부가 되자"며 "정책을 수립하고 사업예산만 마련한다고 그 정책과 사업이 제대로 집행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에 비전을 제시하는 산업부가 되자"며 "현장을 가보니 우리 기업에 가장 필요한 것은 미래의 비전과 이를 위한 변화의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또 "미래에 대비하는 산업부가 되자"며 "산업부가 오랜 기간 소재부품 정책을 추진하며 쌓아온 역량이 일본 수출규제의 위기를 넘기는 밑바탕이 되었다"며 "민관이 힘을 합쳐 준비해 나간다면 우리 기업에 미래에 대한 안심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부처 간 협업을 주도하는 산업부가 되자"며 "총리실에 있으면서 항상 느꼈던 점은 복잡한 사안일수록 부처 혼자서는 해결하기 힘들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하는 문 장관의 취임사 전문이다.
산업통상자원 가족 여러분, 반갑습니다.
여러분의 도움으로 인사청문회를 무사히 마치고, 제 공직생활의 고향인 산업통상자원부로 2년 9개월 만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코로나19로 경제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있지만 지난달 수출이 6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하는 등 경제지표에 회복의 조짐이 보여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그간 실물경제를 이끄는 데 최선을 다해주신 성윤모 前 장관님과 여러분 모두의 노고에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충격에 이어 안팎으로 커다란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대내적으로는 탄소중립 실현, 디지털 전환과 같은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편해 나가는 과제를 안고 있고, 대외적으로는 美中 갈등 확산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통상환경 변화 속에서 전략적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기업들은 코로나19와 미래 불확실성이라는 이중고를 겪으며 그 어느 때 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기업과 산업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미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깊이 고민해봤으면 합니다.
먼저,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제대로 함께하는 산업부가 되었으면 합니다.
산업부의 정책과 사업이 여러 지역에서 힘과 희망이 되고 있지만, 지역 현장에서 수행되는 과정에 여전히 미스매치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정책을 수립하고 사업예산만 마련한다고 그 정책과 사업이 제대로 집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역에서는 산업부의 정책과 사업을 단기간에 이해하고 따라가기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많습니다.
사업의 목적을 제대로 안내하고 집행과정에서도 방향키 역할을 제대로 해서 의도했던 정책목표가 달성되도록 함께 노력합시다.
둘째, 기업에 비전을 제시하는 산업부가 됩시다.
현장을 가보니 우리 기업에 가장 필요한 것은 미래의 비전, 그리고 이를 위한 변화의 동력이었습니다.
비전을 가지고 전진하는 기업에 변화를 이끌 우수 인재는 따라가게 마련입니다.
우리의 정책과 사업이 기업에 비전을 제시하고 핵심인재가 모여 미래를 만들어 가는 선순환을 만들어 가도록 세심하게 준비합시다.
셋째, 미래에 대비하는 산업부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우리 산업부가 오랜 기간 소재부품 정책을 추진하며 쌓아온 역량이 일본 수출규제의 위기를 넘기는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구조조정 위기를 겪어온 조선산업 또한 우리 부가 신념을 가지고 지켜오지 않았다면 오늘날 세계 수주 1위의 역사를 쓸 수 없었을 것입니다.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에 따른 산업구조 혁신, 시스템 반도체·미래차·바이오 등 新성장산업의 경쟁력 확보,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디지털·친환경 통상규범 대응까지 우리 앞에 놓인 사안들은 모두 쉽지 않은 과제들입니다.
하지만 선제적 기술혁신과 인재양성을 통해 민관이 힘을 합쳐 준비해 나간다면 우리 기업에 미래에 대한 안심을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드리지만, 우리의 정책이 책상이 아닌 현장으로부터 나올 수 있도록 기업과 지역을 세심하게 살피며 늘 소통하는 데 노력해 나갑시다.
또한, 우리 기업들이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핵심 인력을 키우고 지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듭시다.
나아가, 산업부의 모든 정책과 사업이 기업과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자리로 연결되도록 합시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부탁 말씀을 드린다면, 부처 간 협업을 주도하는 산업부가 되자는 것입니다.
제가 총리실에 있으면서 항상 느꼈던 점은 복잡한 사안일수록 부처 혼자서는 해결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우리부의 정책과 사업을 수립해 나갈 때 타 부처의 업무도 세심히 살펴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데 노력하고 산업부가 여러 부처가 함께하는 정책 플랫폼의 중심이 되도록 부처간 협업에 손을 내밀고 적극적으로 다가갔으면 합니다.
아울러, 앞으로 우리가 일할 때 동료 간에 열린 토론으로 창의적 아이디어를 모으고 간부들은 정책으로 승화시켜 대외적으로 설득해내는 원팀으로서의 산업부를 풀가동 해 나갑시다.
모든 것이 스마트하게 변하는 세상입니다. 과거에는 밤새우고 휴일도 없이 일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열정과 자부심만 남기고 불필요한 과정을 과감히 생략해 스마트한 일터문화를 만들어봅시다.
코로나로 비대면 인사를 하게 돼 아쉬움이 많습니다. 장관실은 언제나 여러분을 향해 열려있습니다.
산업부에서는 장관실이 소통의 중심이 되고, 저는 늘 경청하는 자세로 여러분께 다가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