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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 매출 7억'…저가항공, 재무체력 동났다

  • 2021.05.28(금) 09:58

'비행기 1대' 플라이강원, 하루 매출 839만원
제주항공, 매출 418억인데 정비비만 282억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곳이 플라이강원이다. 2019년 10월 첫 비행에 나선 신생 LCC 플라이강원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를 버텨낼 체력이 바닥났다. 작년 말 비행기 3대 중 2대를 반납한 플라이강원의 지난 1분기 매출은 7억원 남짓. 하루평균 매출이 839만원에 불과한 것이다. 

재무 건전성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지난 3월말 기준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연속된 당기순손실로 쌓인 결손금이 자본금 414억원을 모두 갉아먹은 것이다. 지난달 대주주가 사재 130억원을 출연한다는 조건으로 자본금을 414억원에서 138억원으로 줄이는 감자를 결정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자본금 바닥났다

올 1분기 국내 LCC의 당기순손실을 보면 △에어부산 855억원 △제주항공 794억원 △진에어 721억원 △티웨이항공 494억원 △에어서울 182억원 △플라이강원 39억원 등이다. 모든 LCC가 손실을 낸 이유는 간단하다. 코로나19 여파로 하늘길이 끊겼고, 고정비용이 큰 항공업 특성상 영업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서다.

일례로 제주항공의 지난 1분기 매출은 418억원에 머물렀는데 매출원가(1075억원)와 판관비(216억원)는 총 1300억원에 육박했다. 비용을 나눠보면 급여가 35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정비비(282억원), 사용권자산감가상각비(263억원) 등이었다. 비행기가 격납고에 있더라도 리스한 항공기에 대한 감가상각비와 정비비용은 고정적으로 들어간다는 얘기다. 안전 문제와 직결된 비용은 더 쥐어짤 수도 없다.

자본금은 바닥나고 있다.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은 부분 자본잠식에 빠졌다. 누적된 결손금이 자본금 일부를 잠식했다는 얘기다. 에어서울과 플라이강원은 결손금이 자본금 전액을 갉아먹은 완전자본잠식이다. LCC 중 유일하게 티웨이항공만 자본잠식에 빠지지 않았다. 하지만 오는 2분기에도 손실이 이어지면 자본잠식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비교되는 속사정…제주항공 '부실' 티웨이 '근성'(2020년 12월31일)

국토교통부는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항공사에 대해 재무개선 명령을 내리고 이후 3년간 개선되지 않으면 면허를 취소하고 있다. 에어서울과 플라이강원은 '1차 경고'를 받은 셈이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우려가 현실 됐다

LCC가 위기에 처한 것은 예기치 못한 변수 탓이다. 2019년 한·일 관계 악화로 '알짜' 일본 노선이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엔 코로나19로 중국과 동남아 등 나머지 주요 노선도 막혔다. 그나마 내수가 남았지만 출혈경쟁으로 국내선 수익성도 악화됐다. 

무엇보다 무분별하게 남발된 면허권은 LCC에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국토부는 2017년 플라이강원(당시 플라이양양)과 에어로케이항공의 면허 신청을 반려했다. 과당경쟁 우려가 크고 재무안전성도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고 난 뒤인 2019년 면허는 발급됐다. 과당경쟁이라는 시장의 경고는 지방공항 활성화와 일자리 확보라는 정치적 요구에 뒤로 밀렸다.

벼랑 끝에 내몰린 LCC에 정부는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을 투입하고 있다. 작년 말 기안기금을 받은 제주항공의 장기차입금을 보면 KDB산업은행로부터 받은 기안기금대출은 257억원이다. 연 이자율은 2.98%. 여기에 하나은행으로부터 40억원의 기안기금대출을 받고 있다. 업계에선 제주항공이 또 기안기금을 신청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화물 수송 꿈도 못 꾼다

반면 대형항공사는 여객의 빈자리를 화물로 채우며 강력한 위기 대처능력을 보이고 있다. 지난 1분기 대한항공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01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이 기간 대한항공의 화물 매출은 1조3530억원으로 전체의 77.3%를 차지했다. 여객 매출은 9.1%(1580억원)에 머물렀다. 

아시아나항공도 이 기간 88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손실폭은 작년 1분기보다 1949억원 가량 줄었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매출은 6108억원 수준으로, 여객(1374억원)의 4배가 넘는다.

반면 LCC는 여객을 화물로 대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화물용 항공기가 없을뿐더러, 설령 여객기를 화물기로 바꾼다 해도 화물 수요가 집중된 미국과 유럽 노선이 없다. 애초에 일본과 중국 등 중단거리 여객 사업에 '올인'한 만큼 위기 대처능력이 떨어진다.

황용식 세종대 교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사는 1분기에 선방했지만 LCC는 너무나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올해가 가장 큰 고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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