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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억 증발' 제주항공, 이번엔 감자·증자

  • 2021.07.08(목) 09:58

5대1 무상감자·2000억 유상증자 단행
작년 1500억 증자했지만 자본잠식 빠져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이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동시에 추진한다.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사상 최악의 경영난에 직면한 제주항공은 지난해에도 1500억원대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15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또 다시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나선 것이다.

/사진=제주항공 제공

제주항공은 지난 7일 △액면가 감액 방식의 무상감자 △약 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등을 추진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감자를 통해 보통주 액면가 5000원이 1000원으로 감액된다. 자본금 1924억원이 5분의 1인 384억원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자본금이 감소한 만큼 감자차익이 발생해 자본총계엔 변함이 없다. 이번 감자는 다음달 13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매매거래 정지는 다음달 27일부터 9월 9일까지다.

제주항공은 유상증자도 연이어 실시한다. 무상감자 후 유상증자는 부실기업의 전형적인 재무구조 개선방식이다. 이번 유상증자 규모는 2000억원으로,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제주항공 지분 53.39%를 보유한 최대주주 AK홀딩스 등 주주에 신주를 배정한 뒤 남은 신주 물량을 공모한다는 얘기다. 제주항공 측은 "유상증자엔 애경그룹에서 적극적인 참여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제주항공은 이번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잠식에 벗어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 기준 제주항공은 자본총계(1372억원)가 자본금(1925억원)보다 적어진 부분 자본잠식 상태다. 당기순손실로 인해 누적된 결손금(2768억원)이 자본금을 갉아 먹으면서다. 이번 감자와 증자가 마무리되면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항공은 작년에도 150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작년 5월 유상증자 결정 공시 이후 그해 8월 증자대금이 성공적으로 납입됐다. 당시 AK홀딩스가 1300억원을 들여 배정 물량을 전량 소화했다. 2대주주인 제주특별자치도 역시 40억원어치의 신주를 받았다. 

하지만 증자대금이 투입된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1506억원은 바닥났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국제선 운항은 멈췄는데 항공기 리스 등 비용은 매달 고정적으로 나가면서다. 실제로 지난 1분기 제주항공의 총 비용은 급여 352억원, 정비비 282억원 등 1291억원에 이른다. 이 기간 매출(418억원)보다 3배 가량 많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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