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저비용항공사(LCC) 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의 엇갈린 현금흐름에 관심이 모인다. 제주항공은 현금흐름이 전형적인 '부실기업' 징후를 보이고 있는 반면 티웨이항공은 최악의 상황을 버텨내는 근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9월말 기준 제주항공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677억원에 머무른다. 매월 수 백억원대의 고정비가 들어가는 항공사의 영업환경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기업의 현금상황을 엿볼 수 있는 '현금흐름표'를 보면 제주항공은 전형적인 '부실기업'의 현금흐름을 보이고 있다. 제주항공의 지난 9월말 현금흐름표를 보면 ▲영업활동 현금흐름 -2311억원 ▲투자활동 현금흐름 1694억원 ▲재무활동 현금흐름 996억원 등이다.
마이너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영업으로 번 돈 보다 지출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족한 현금은 빚으로 채웠다. 재무활동으로 996억원이란 차입금이나 증자 등으로 현금을 끌어왔다는 의미다. 특히 재무적으로 나쁜 신호는 투자활동 현금흐름이 플러스(+)였다는 것이다. 자산을 팔아 현금을 확보했다는 의미여서다. 미래를 위해 투자를 계속하는 기업의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보통 마이너스가 정상이다. 관련기사☞ 대한항공이 제주항공보다 코로나에 강한 이유
제주항공은 지난 9월 이후 수출입은행(574억원), 산업은행(382억원) 등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며 운영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내년에도 버텨낼 체력이 있느냐다. 이번달 초 신영증권은 "LCC가 매출 없이 버틸수 있는 시간은 2021년 상반기"라고 분석하며 제주항공을 '증자 이후 적자지속으로 현금유동성 소진 속도가 빠른 기업'으로 꼽았다.
티웨이항공도 현금흐름이 좋지는 않다. 지난 9월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4억원 수준이다. 이 시기 현금흐름표를 보면 ▲영업활동 현금흐름 -550억원 ▲투자활동 현금흐름 -326억원 ▲재무활동 현금흐름 -169억원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 마이너스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의 공통적인 현상이다. 사실상 개장휴업 상태로, 고정비만 빠져나가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투자활동현금흐름과 재무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투자를 계속하고 차입금도 갚는다는 뜻이라서다. 티웨이항공은 영업이 마비된 가운데도 상대적으로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다.
이를 두고 신영증권은 "티웨이항공은 근성 있는 기업"이라며 "국내선 영업의 탄력성, 여객기 화물영업의 빠른 시행 등으로 저가항공사 중 수익 방어력이 최고"라고 평가했다.
한편 대형 항공사가 운영하는 LCC(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는 독자적 생존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다.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빅딜이 성사되면서 LCC 3곳에도 자금이 수혈될 것으로 보이면서다. 정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과 함께 LCC 3곳도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당장 내년 유동성을 걱정해야하는 제주항공이나 티웨이항공보다 상황이 나은 셈이다. 관련기사☞ 빅딜 자금수혈 아시아나, 빚더미 벗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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