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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100조 대어가 되는 조건 '셋'

  • 2021.06.09(수) 17:41

상장예비심사 신청…연내 코스피 상장
①배터리 경쟁력 ②전기차 JV ③과감한 투자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에 나선다. 중국에서 성장한 CATL을 제외하면 세계 1위 배터리 사업자라는 상징성과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장 상황, 상장에 따라 유입되는 현금으로 대규모 투자에 나설 가능성을 고려하면 기업가치가 최대 100조원에 달할 것이란 장밋빛 낙관이 우선 나온다. 반대로 모건스탠리 같은 외국 증권사에선 치열한 시장 경쟁 등을 이유로 부정적 전망도 내놓고 있어 투자자들과 시장이 어떻게 판단할지 관심이다.

"자금 확충해 세계 최고 기업으로 도약"

LG엔솔은 지난 8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한국거래소 상장예심을 통과하면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후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가 확정되며, 일반 청약도 시작된다. 이런 절차를 일정대로 마치면 연내 상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LG엔솔 관계자는 "IPO(기업공개, 상장)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전기차 등 시장 수요 확대에 따른 시설투자 자금 확충 등에 활용해 사업 경쟁력을 지속 확보할 것"이라며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세계 최고의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최고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회사 설명은 근거 없는 낙관이 아니다. LG엔솔은 2000년부터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나서 2009년 시제품 양산에 돌입한 바 있다. 경쟁사들보다 앞선 개발과 양산에 나서면서 품질 경쟁력도 인정받아 글로벌 자동차 회사 대부분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김제영 LG엔솔 상무가 9일 '더 배터리 컨퍼런스 2021'에서 함께 기조연설을 한 SK이노베이션, 삼성SDI를 앞에 두고 "LG엔솔의 역사 자체가 한국 배터리의 역사"라며 "우리 배터리가 가는 길은 전세계 시장이 가는 길을 선도하고 있다"고 자부할 정도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기준 LG엔솔의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23.5%로, 세계 2위다. 중국 CATL이 24.0%로 1위지만 중국 시장을 제외하면 사정이 완전히 다르다. LG엔솔이 점유율 33.1%로 세계 1위이기 때문이다. 이 기준으로 중국 CATL은 6.5% 점유율로 5위에 그친다.

외형 성장도 LG화학의 연간 실적을 보면 가늠할 수 있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부문을 지난해 12월 물적분할해 100% 자회사 LG엔솔을 세웠는데, 연간 매출액은 2018년 6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12조40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LG에너지솔루션의 매출액은 전년보다 88% 늘어난 4조2541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520억원대 적자에서 흑자전환한 3412억원. 분기 사상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었다. 

각종 위험 요인도 사실상 제거됐다. SK이노베이션과 벌인 배터리 분쟁이 최근 종결되면서, 현금 1조원과 로열티 1조원을 합의금으로 받는 것으로 불확실성을 없앴다. 일부 제품에 불이 난다는 문제가 있었지만 이 역시 대체로 진화했다. 현대차 코나 화재와 관련해 LG엔솔은 작년 말 5550억원의 리콜 비용을 회계적으로 반영했고, 중국 생산 ESS(에너지저장장치)에서 화재 우려 해소에 4000억원을 썼다.

당시 회사는 "코나의 경우 명확한 화재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다"면서도 "안전성 측면에서 조금이라도 문제가 발생하거나 문제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잠재적인 리스크가 발견될 경우에는 자발적인 교체를 포함해 고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선제적인 조치를 취한다는 강력한 원칙을 수립한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우려 있지만…경쟁력·전기차 협업·과감한 투자로 돌파

부정적 시선도 존재한다. 지난달 말 모건스탠리, 크레딧스위스(CS) 등 외국 증권사들이 국내 배터리 기업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담은 리포트를 낸 것이 대표적이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30일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가치사슬이 바뀌고 배터리 제조사들의 경쟁도 과열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으나, 배터리 시장에 새로운 사업자들이 뛰어들면서 업체간 매출 및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지고, 이에 따라 수익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시장 상황은 CATL와 LG엔솔의 작년 점유율 격차는 0.5%포인트에 불과하고 3위 파나소닉은 18.5%로 바짝 추격한 모양새다. BYD나 CALB 등 중국 기업들뿐만 아니라 5위권에 포진한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기업의 추격도 거세다.

크레딧스위스의 경우 배터리 화재 사고가 올해부터 2023년까지 이익 수준을 보수적(conservative)으로 추정하게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와 함께 폭스바겐과 테슬라 등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이 배터리 자체 생산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상황도 장기적 악재로 거론된다.

하지만 LG엔솔은 품질 경쟁력과 과감한 투자, 전기차 업체와의 협력 강화로 시장 우위를 유지한다는 구상이다. 회사 경영진들은 1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신규업체가 진입하려면 다수의 핵심기술와 특허뿐만 아니라 양산 노하우도 축적돼야 한다"며 "이들이 전기차 수요 전체 모두를 내재화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기 때문에, 당사와 같은 톱티어(일류) 업체와 협업이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전기차와 협력해 과감한 투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폭발적 성장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850만대였던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2025년에는 2200만대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LG엔솔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한 법인 '얼티엄 셀즈'를 통해 현지 제2합작공장에 총 2조7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현대차와도 조만간 합작법인을 설립해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공장을 새롭게 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이에 대해 "확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나, 업계는 양사가 1조원 수준을 투자해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본다. 

유럽시장을 겨냥한 폴란드 공장증설에는 2016~2025년까지 6조7514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올 1분기까지 모두 4조909억원을 투자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2조6605억원을 더 투자할 예정인데 계획보다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국내 증권업계는 LG엔솔 상장을 우호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기업가치가 최대 100조원이 넘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실제로 구현되면 9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약 484조원)와 2위 SK하이닉스(약 89조원) 사이에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발표한 리포트에서 LG엔솔의 기업가치를 102조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이 증권사는 "LG와 함께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중국 CATL의 밸류에이션에 코스피 할인율(40%)를 반영한 것"이라며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와 LG의 지위, IPO에 따른 대규모 현금 유입 등을 감안할 때 적용 가능한 기업가치"라고 판단했다. CATL 시총은 9일 종가 기준 166조여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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