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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마크로젠 서정선 회장의 CB 활용법…‘쉽쥬!’

  • 2021.07.25(일) 07:05

①마크로젠과 ELB
콜옵션 행사 전환사채권 30억 보유
시세 2/3 값에 지분 8.5→9.5% 가능 

유전체 분석 전문업체 마크로젠의 창업자 서정선(70) 회장이 주식연계사채(ELB)을 요긴하게 쓰고 있다. 지배기반을 보강하는 데 있어 활용도를 두고 하는 말이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이어 이번엔 전환사채(CB)다. ‘참, 쉽쥬!’라는 말 나올 법 하다.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

25일 마크로젠에 따르면 최대주주인 서정선 회장은 30억원어치의 전환사채권을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권리 행사시 현 발행주식의 1.17%인 12만5849주의 신주(新株)를 인수할 수 있는 규모다.  

해당 전환사채권은 마크로젠이 2019년 1월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KB증권을 대상으로 발행한 4회차 사모 CB다. 발행금액은 50억원이다. 표면이자율 없이 만기이자율 0.5%인 만기 3년짜리(2022년 1월)다. 2014년 12월(3회차 300억원) 이후 4년만의 CB 발행이었다.   

주식전환청구권의 경우는 원래 2만8876원당 1주로 전환할 수 있는 조건이었으나 2019년 10월 2만3838원으로 하향 조정된 상태다. 발행 당시 주가 하락시 가격조정, 이른바 리픽싱 조건에 따른 것이다. 청구권 행사시 발행해야 할 신주는 17만3154주에서 20만9749주로 확대됐다. 

마크로젠은 CB 발행 당시 채권자에게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을 부여하며 콜옵션(매도청구권)도 걸어뒀다. 발행 후 2년 혹은 2년6개월이 되는 시점에 마크로젠 혹은 이사회 지정 제3자가 인수할 수 있도록 한 것. 규모가 발행금액의 60%인 30억원이다. 

마크로젠은 작년 초 2만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3월 ‘코로나19’ 진단키트 등의 이슈와 맞물리며 반등, 4만원대를 훌쩍 넘겼다. 이후 뒷걸음질 치며 2만원대로 주저앉았다가 올 들어 다시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2월 말 3만원을 넘어선 데 이어 현재 3만7200원(23일 종가)을 기록 중이다. 콜옵션을 행사할 충분한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현실이 됐다. CB 30억원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한 게 지난 15일이다. 발행후 2년6개월이 된 시점이다. 행사주체가 다름 아닌 서 회장이다. 즉, 사전(事前)에 오너인 서 회장이 콜옵션 행사자로 정해졌다는 의미다. 자금조달은 자기자금 3억원 남짓에 삼성증권을 통한 지분 1.36%(14만5503주) 주식담보대출 22억원, KB은행 차입 5억원 등 거의 빚을 내 충당했다.  

현재 마크로젠은 대주주 지분이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서 회장 직접 보유지분이  8.48%에 머무른다. 부인 이은화(66)씨 0.71%, 자녀 서수현(41)씨 0.63% 등 특수관계인(10명)을 합해 봐야 10.22%다. 비록 완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올해 3월 정기주총 때는 소액주주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서 회장이 손에 쥔 전환사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면 현 주식시세 대비 3분의 1가량 싼 값에 자사주식을 추가로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지분이 소폭이나마 1.06%p 늘어난 9.54%로 보강된다. 행사 만료시기는 올해 말까지다. 

한편 마크로젠 CB 중 서 회장이 보유한 30억원 외에는 모두 주식 전환이 완료된 상태다. 3월말부터 이달 초까지 3차례에 걸쳐 20억원(8만3897주)어치의 주식이 추가로 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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