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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코스피 재출항…"자율운항 선박 개발"

  • 2021.09.02(목) 18:09

1조800억 공모…이달 7~8일 일반 청약
친환경 선박 등 7600억 투자…"초격차"
80%에 이르는 대주주 지분은 '부담'

현대중공업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유가증권시장에 재출항한다. 현대중공업 이름으로는 2년 만에 다시 장에 오르는 것이다. 2019년 현재의 현대중공업을 물적분할하며 이름을 바꿔단 존속법인 한국조선해양(옛 현대중공업)이 있지만 당시 분할로 새로 만든 현대중공업을 코스피에 상장하게 됐다. 

2일 이 회사는 온라인 기업설명회를 열고 IPO 조달자금의 70%(7600억원)를 친환경·디지털 선박에 투자해 경쟁사와 초격차를 만들겠다고 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사진 = 이명근 기자

현대중공업은 이번 상장을 통해 최대 1조800억원을 조달한다. 일반공모(1440만주)와 우리사주조합(360만주)을 대상으로 총 1800만주 신주를 발행해서다. 회사 측은 조달자금 중 7600억원을 미래 투자를 위해 향후 5년간 쓸 예정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다중연료 힘센엔진, 한국형 가스선 화물창, 전기추진 시스템 등 친환경 선박 개발에 1765억원을 투자한다. 디지털 트윈(실제 세계와 같은 디지털 쌍둥이 공간) 선박과 무인 자율운항 등 디지털 선박엔 1339억원이 투입된다. 선박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야드(도크)에 3212억원, 수소 인프라에 1263억원 등이 각각 배정됐다.

현대중공업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경쟁사와 기술 격차를 확실히 벌린다는 계획이다. 주원호 기술본부장(부사장)은 "설계, 생산 등 인력이 부족하고 설비가 낡은 일본은 친환경 선박을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려워 자국 발주를 우선하고 있다"며 "원천 기술이 부족한 중국은 해외 기술을 도입하고 있지만 고질적으로 품질 문제가 있고 공기도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현대중공업의 대주주인 한국조선해양이 머스크로부터 메탄올 추진 선박 12척을 주문받은 것도 기술력을 인정받아서다. 강재호 선박영업 부문장(상무)은 "세계 최대 선사 머스크가 전략적 파트너로 현대중공업그룹을 선정한 이유는 높은 기술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라며 "머스크 발주 물량은 강재 가격 인상분을 100% 선가에 반영해 수익성이 높은 프로젝트"라고 전했다. 

이번에 머스크가 발주한 컨테이너선은 대형선으로는 세계 최초로 메탄올 연료 추진엔진이 장착된다. 머스크의 자체 보유 선박은 550척 규모로, 향후 교체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강 부문장은 "머스크가 메탄올 추진 엔진으로 이정표를 제시했다"며 "머스크의 위상이나 비중으로 볼 때 다른 선사에 끼칠 영향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성과는 수주 실적으로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1~7월 조선해양부문에서 59척(86억달러)을 수주했다. 이미 연간 목표(72억 달러)를 20% 초과 달성한 것이다. 이는 2014년 이후 같은 기간 수주량 중 역대 최대치다.

하지만 손익 실적은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 2~3년전 부진했던 수주 탓이다. 특히 지난 2분기엔 강재 가격 인상을 반영하면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지난 2분기 영업손실은 422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강재 가격이 작년보다 톤당 약 30만~40만원 오르면서 공사손실충당금 4000억원을 반영한 여파였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3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한 뒤 오는 6일 공모가를 확정한다. 이달 7~8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하고 오는 16일 상장한다. 신주가 시장에 발행되면 한국조선해양이 보유한 현대중공업 지분은 현재 100%에서 79.7%로 낮아지게 된다. 대주주의 지분이 높은 만큼 향후 대주주 지분이 시장에 풀릴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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