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다수 기업들이 국산 보툴리눔 톡신 경쟁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수출 및 내수용 제품 허가가 대폭 이뤄졌다. 보툴리눔 톡신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다만 보툴리눔 톡신의 수요가 늘면서 전문가들은 잦은 사용에 따른 내성에 주의를 당부한다.
현재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 받은 제품은 16개사, 18개 품목이다. 이 중 글로벌 제약사 품목은 3개다. 나머지 15개 품목이 모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 제품이다. 특히 지난해 6개 제품이 수출용으로 허가를 받았고 올해는 1개 제품이 국내 시판허가를 받았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 경쟁도 치열해졌다는 얘기다.
지난해 보툴리눔 톡신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5조원에 달한다. 현재 글로벌 시장은 애브비(구 앨러간)의 '보톡스'와 입센의 '디스포트', 멀츠의 '제오민' 등이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제품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오는 2026년 89억달러(한화 약 9조8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보툴리눔 톡신 글로벌 시장이 지속 성장하고 있는데다, 국산 제품들이 가격경쟁력을 갖춘 만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해외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미 해외 진출에 성공한 국내 제품들도 있다. 미국에서는 대웅제약의 '나보타', 중국에서는 휴젤의 '보툴렉스'가 허가를 받고 출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국산 제품들이 강세다. 지난해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약 1500억원 수준이었다. 삼성증권 헬스케어 산업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23년에는 209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툴렉스'는 연평균 100억원대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보툴렉스의 매출은 2017년 407억원, 2018년 529억원, 2019년 613억원, 2020년 702억원이었다.
이처럼 보툴리눔 톡신 시장이 지속 성장하는 것은 적응증 확대와 수요 증가를 꼽을 수 있다. 보툴리눔 톡신은 당초 눈 주위 근육이 강하게 수축해 눈을 뜨지 못하는 안검경련 등 신경치료제로 개발, 사용됐다. 이후 피부 주름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미간, 눈가, 입가 주름과 사각턱 개선 등 미용시술 분야에서도 사용됐다.
보툴리눔 톡신은 크게 피부미용과 치료용 시장으로 나눠져있다. 선진국의 경우 치료용이 60%, 피부미용이 40%로 비슷한 수준을 보인다. 반면 국내는 치료용과 피부미용 시장 비율이 10%대 90%로 피부미용 시장이 압도적이다. 최근에는 남성들도 피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용 분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근육 경련성 마비로 걸음을 걸을 때 발가락으로 걷는 이상보행인 첨족기형과 다한증, 사시 등 치료영역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다만 보툴리눔 톡신의 미용 및 치료 효과가 영구적인 것은 아니다. 보툴리눔 톡신은 시술 후 1~2주 이후부터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6개월 이후에는 효과가 사라진다. 따라서 주기적으로 시술을 받아야 한다. 이는 곧 보툴리눔 톡신 수요가 지속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보툴리눔 톡신의 장점 중 하나는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하지만 반복 주사 시 사람에 따라 중화항체 생성으로 면역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쉽게 말하면 내성이 생겨 처음과 같은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보툴리눔 톡신 시장이 점차 커지면서 내성 등 부작용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성형외과 의사 모임인 대한코스메틱피부과학회는 매년 '보툴리눔 톡신 바로알기 내성 노하우 캠페인'을 열고 내성 문제에 대해 적극 홍보하고 있다. 대한코스메틱피부과학회에 따르면 보툴리눔 톡신의 내성 발생 확률은 치료 6%, 미용 1%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그러나 내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 소비자들은 7% 수준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보툴리눔 톡신 시술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는 만큼 보툴리눔 톡신 시술을 받더라도 내성에 대한 인식 등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서구일 부학회장은 "보툴리눔 톡신은 최근 미용뿐만 아니라 뇌졸중, 편두통, 과민성방광 등의 질환에서 치료목적으로도 사용되는 등 활용 범위가 지속적으로 넓어지고 있다"며 "보툴리눔 톡신에 대한 내성이 생길 경우에는 치료 목적으로도 효과를 볼 수 없어 내성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