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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시대]공감대 커진 원격의료, 제도화 '성큼'

  • 2022.04.29(금) 10:10

정부·인수위, 비대면 진료 법제화 논의 속도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진료 플랫폼 '고성장'
"비즈니스 모델 등 중장기 성장 전략 고민해야"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코로나19 방역수칙이 전면 해제되며 엔데믹이 본격화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며 그 중심에 있는 제약바이오 산업도 일상 복귀와 함께 완전히 달라진 미래를 준비 중이다. 이들의 새로운 변화와 전망을 주요 이슈별로 짚어본다. [편집자]

코로나19 확산으로 한시적으로 허용됐던 비대면 진료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인수위)가 코로나19 이후에도 비대면 진료를 지속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발표하면서다. '무조건 반대' 입장을 내세웠던 대한의사협회도 비대면 진료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꾸고 있다. 다만 의료 문제는 생명·안전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이 장기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사업성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대면 진료, '20년' 빗장 풀릴까

보건복지부는 최근 비대면 진료 협의체를 구성하고 법제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앞서 인수위 역시 비대면 진료 허용을 국정과제에 포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장예찬 인수위 청년소통 태스크포스(TF) 단장은 지난 18일 원격의료 플랫폼 닥터나우를 방문해 비대면 진료 규제 완화 등에 대한 내용을 논의했다. 여기에 대한의사협회도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비대면 진료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비대면 진료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현행 의료법상 비대면 진료는 불법이다. 비대면 진료는 의사 간 협진에 한해서만 허용하고 의사가 화상으로 환자를 진료할 수는 없다. 의료계가 오진·대형병원 쏠림 등의 이유로 반발하면서 비대면 의료 관련 개정안은 20년 가까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다만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정부는 2020년 2월부터 비대면 진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의 빗장이 풀리면서 비대면 진료 이용자수는 빠르게 증가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2월 24일부터 이달 초까지 약 440만건의 비대면 상담·처방이 이뤄졌다. 코로나19 재택 치료자의 이용 건수는 제외한 수치다. 하루 평균 9200건가량의 일반 질환 비대면 진료가 진행된 셈이다. 비대면 진료를 시행한 의료기관도 전체의 3분의 1인 1만곳을 넘어섰다.

향후 비대면 진료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의사와 환자들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비대면 진료의 편의성을 경험했다. 감염 위험성을 줄이면서 의료 접근성은 높아졌다. 비대면 진료에 찬성하는 측은 팬데믹 이후에도 비대면 진료가 증상이 가벼운 환자를 1차 의료 기관으로 유도해 의료 체계를 효율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당뇨병 등 지속적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질환의 경우 비대면 진료를 통해 관리 수준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당초 적극적인 반대 의사를 표시해왔던 의료계는 비대면 진료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한 상태다. 반면 약사업계에서는 여전히 비대면 진료와 의약품 배송에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의약품 오배송 △의약품 오·남용 △의료사고 시 모호한 책임소재 등이 주된 반대 이유다. 또 의약품 배송이 허용되면 개별 동네 약국들의 조제약 유통 영향력이 대폭 축소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플랫폼 성장 기대감 'UP'…반론도

비대면 진료 플랫폼도 정부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30여개의 스타트업이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들 기업은 차별화 전략을 통해 입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수익 모델 발굴에도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중 두각을 나타내는 업체는 닥터나우, 굿닥, 똑닥 등이다. 닥터나우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시작한 업체다.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포함해 의약품 배송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닥터나우 제휴 의료 기관은 900곳에 이른다. 누적 이용자수도 400만명이다. 최근 헬스케어 스타트업 '부스터즈 컴퍼니'를 인수, 서비스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0월 소프트뱅크벤처스 등 벤처캐피탈로부터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케어랩스 자회사 굿닥은 병원·약국 검색 서비스와 예약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태블릿을 통한 비대면 접수 시스템을 보급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 1월 굿닥의 비대면 접수 태블릿 도입 병원은 4000곳을 돌파했다.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가 허용된 후 비대면 진료 중개 서비스도 지원 중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서비스를 한곳에 모은 '슈퍼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똑닥은 병원 대기 시간을 절약해주는 앱으로 유명세를 탔다. 공휴일이나 늦은 시간에도 앱을 통해 진료를 예약·접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2015년 서비스 출시 이후 3년 만에 소아과 시장 50%를 점유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밖에도 병원 검색, 진료 예약, 진료 접수, 비대면 진료, 모바일 진료비 결제, 실손보험 간편 청구 등 모든 과정을 앱에서 해결할 수 있다. 또 병원과 연동해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현재까지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388억원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이 지속해서 성장하려면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비대면 진료 플랫폼은 환자와 의사·약사를 연결해주더라도 수수료를 받을 순 없다. 현행 의료법이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닥터나우는 의약품 배달을 받을 때 드는 배송료만 환자에게 청구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의료법상 기업이 진료비나 조제비의 일부를 수수료로 받기 어려운 만큼 환자 수나 진료 건수가 수익으로 연계되지 않을 수 있다"며 "현재 국내 기업들은 비대면 의료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다른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제공 등 수익모델에 대한 고민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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