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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 ‘폐플라스틱’에 진심인 이유 

  • 2023.02.28(화) 16:13

화장품 용기·포장백 등 재활용
폐기 대신 신사업 모델로 구축

그래픽=비즈워치

한화솔루션이 재생소재로 친환경 포장재 시장에 진출한 지 1년여 만에 국제 재생표준인증을 획득했다. 지난해 4월부터 ‘재활용 폴리에틸렌(recycled PE·이하 rPE)’을 자사 제품 포장에 적용, 사용 범위를 넓혀 온 한화솔루션은 이번 국제 인증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친환경 소재 공급 성큼

재활용 폴리에틸렌 소재로 개발한 한화솔루션 산업용 포장백 / 사진=한화솔루션

기후변화에 따른 글로벌 위기의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한화솔루션은 ‘폐플라스틱 재활용’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최근 한화솔루션은 글로벌 인증기관인 컨트롤 유니온으로부터 ‘rPE’의 국제 재생표준인증 GRS(Global Recycled Standard)를 획득했다. rPE는 각종 폐기물에서 추출한 폐플라스틱을 고품질 재생 원료로 가공한 소재다. 한화솔루션은 rPE 원료의 생산·가공·유통 단계에 있는 협력업체까지 묶어 공급단계 전 과정의 GRS 인증을 일괄 취득했다. 

컨트롤 유니온의 GRS는 20% 이상의 재생원료 함량 요건 등 환경적·화학적 기준은 물론 노동 인권 등 사회적 기준까지 모두 충족해야 한다는 점에서 엄격한 인증제도로 꼽힌다. 글로벌 소비재 기업이 요구하는 여러 친환경 인증 가운데 가장 신뢰도가 높은 인증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해 유럽연합 기준의 지속가능성 관련 인증 ISCC(International Sustainability & Carbon Certification) plus에 이어 또다시 공신력있는 국제 친환경 인증을 받으면서, 한화솔루션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에도 강한 드라이브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4월경 자체 제품 포장에 rPE를 적용한 포장백을 사용하고, 향후 각종 포장재 시장을 대상으로 rPE 기반의 재생 소재를 공급할 것이란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기존 산업용 포장백에 쓰이는 일반 폴리에틸렌(PE) 소재를 재생소재인 rPE로 대체해 자원순환 효율을 높인다는 방침이었다. 한화솔루션 사업장의 rPE 포장백 사용량이 연 1600톤(t)까지 늘어나면 승용차 620대의 연간 탄소배출량 2100t의 탄소를 저감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일단 2030년까지 EVA(고탄성 화학 소재) 등 자사 제품에 쓰이는 산업용 포장백의 80%를 rPE 포장백으로 전환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삼았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그해 4월부터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rPE 포장백을 여수와 울산 공장에서 출하되는 제품 포장에 사용해왔다. 

사용처 늘려 2027년 1만t 공급 목표

재활용 폴리에틸렌 소재 기반의 친환경 화장품 용기 / 사진=한화솔루션

지난해 8월엔 rPE 기반의 화장품 용기 상용화에 나서기도 했다.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 한국콜마의 지주사인 한국콜마홀딩스, 화장품 용기 생산 기업 연우와 협력 체계를 구축해 화장품 용기를 친환경 소재로 전환하고 rPE 공급을 확대키로 했다.

당시 협약을 통해 이들 3사는 친환경 화장품 용기의 개발·생산·유통에 이르는 상업화 프로세스를 공동으로 추진에 맞손을 잡았다. 한화솔루션과 연우는 2021년부터 시작한 공동 연구를 통해 rPE 원료를 적용한 친환경 화장품 용기 개발을 마쳤고, 오는 2030년까지 한국콜마가 생산하는 화장품 튜브의 50%를 친환경 소재로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한화솔루션은 이번 GRS 인증을 기반으로 rPE 적용 품목을 다각화해 2027년까지 rPE 공급량을 연간 1만톤(t)까지 늘리겠다는 의지다.

원재식 한화솔루션 PO사업부장은 “이번 GRS 인증을 통해 신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인 rPE 기반 제품의 친환경성을 인정받았다”며 “ESG 경영 강화와 자원순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제품에 친환경 재생원료를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 투자를 통해 폐플라스틱의 업사이클링 대안 마련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것도 이와 궤를 함께 한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6월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스타트업 노보룹(Novoloop)이 유치한 총 2100만 달러(약 270억원)규모의 공동 투자에 참여했다.

투자키로 결정한 특허 기술은 일회용 봉투 등 소재인 PE(폴리에틸렌)의 분자구조를 분해해 원료물질로 재구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신발·자동차 부품 등에 사용되는 친환경 TPU(폴리우레탄)으로 재구성 해 고부가 제품으로 업사이클링하는 기술이다. 

이처럼 한화솔루션이 폐플라스틱에 관심을 보이는 까닭은 다양한 친환경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글로벌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새로운 사업모델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사용한 플라스틱을 폐기해야 하는 비용으로 인식하지 않고 기술 개발과 투자를 통해 새로운 재화로 탄생시켜 지속 가능 경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플라스틱 폐기물 감축, 중장기적으로는 탄소저감 및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친환경 소재 개발과 확산이 목적”이라며 “다양한 산업에 공급할 수 있는 친환경 소재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자원순환체계를 구축해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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