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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이사 사실상 확실"…조현민 사장, 한진 어떻게 이끌까

  • 2023.03.21(화) 17:40

조현민, 사장 취임 1년 만에 사내이사 진입
"해외 투자 더욱 속도 붙을 것으로 기대"

/그래픽=비즈워치

㈜한진 주주총회가 다가온 가운데 조현민 사장의 사내이사 진입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선 안건 부결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나 우호 지분, 주총 참석률 등을 고려하면 조 사장의 사내이사 진입은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 사장은 회사의 주요 업무 집행에 대한 의사 결정권이 생기는 만큼 더욱 적극적으로 경영 일선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진은 "조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으로 미래투자가 더 속도를 붙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사내이사 선임 가능성 높은 이유

㈜한진은 오는 23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서 '제67기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이번 정기 주총에 올라온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선임 등이다. 

가장 주목을 끄는 안건은 조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이다. ㈜한진 이사회는 조 사장의 사내이사 추천 배경에 대해 "조 사장은 2020년 한진에 합류한 이후 미래성장전략과 마케팅 부분을 담당하며 한진의 성장과 발전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2018년 직원에게 물컵을 던진 이른바 '물컵 갑질' 사건 여파로 대한항공 전무, 진에어 부사장 등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후 2020년 한진 마케팅 총괄 전무로 경영에 복귀했고 2021년 부사장, 2022년 사장직에 오르며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한진 주주현황. /그래픽=비즈워치.

조 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되기 위해선 출석주주 과반, 발행주식수의 4분의1 이상의 찬성(정관 제 20조 2항)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진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주요 주주로는 한진칼 및 특수관계자(27.45%·조현아 지분 제외), 골든오크인베스트먼트(9.79%), GS리테일(6.62%) 등이 있다.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3~4% 내외로 추정된다.  

현재 모기업 한진칼 외에 ㈜한진의 우호세력은 GS리테일이 꼽힌다. GS리테일은 2019년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보유한 지분 전량을 인수한 바 있다. 한진칼 및 특수관계자와 GS리테일의 지분을 합치면 34.07%에 이른다. 

2대 주주 골드오크인베스트먼트는 사측의 비우호적 세력으로 꼽히지만 현재 이에 대한 동력을 상실한 상태다. 골드오크인베스트먼트는 2021년 지배구조 개선을 이유로 주주제안에 나선 이후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의 모기업 한진칼이 KCGI와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을 때만 해도 골드오크인베스트먼트가 개인주주들을 모아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며 "하지만 한진칼의 경영권 분쟁이 끝난 현 시점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 주주들의 주총 출석률도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주총 출석률은 55.72%(의결권 기준)에 불과했다. 주주 제안 안건 등이 없는 올해도 개인 주주들의 참석률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 회사는 개인 주주의 참여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전자투표제도도 실시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주주제안이 있는 주총이 아니라면 개인 주주들의 참석률이 높지는 않은 편"이라며 "조 사장의 사내이사 안건이 별 무리없이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조 사장의 사내이사 진입과 관련해 일부 개인주주들의 반대 목소리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한진 관계자는 "조 사장은 이사회 일원으로 참여해 책임경영을 구현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며 "앞으로도 해외시장 개척, 내실경영을 기반으로 기업 및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시장 진출, 더 속도낼 듯

㈜한진 연간 실적. /그래픽=비즈워치.

㈜한진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조8494억원, 영업이익 1145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사내이사 진입을 앞둔 조 사장 입장에선 나쁘지 않은 경영 환경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한진 측은 조 사장의 사내이사 진입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엔 노삼석 대표이사와 투톱 대표이사 체제로 회사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 관계자는 "조 사장과 노 사장은 함께 국내·외 물류 인프라와 자동화 투자, 해외 거점 학대 추진 등을 통해 지난해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도 역대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특히 사측은 조 사장의 사내이사 진입으로 미래 투자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사장이 주요 업무 집행에 대한 직접적인 결정권이 생기는 만큼 이에 대한 의사 결정 처리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한진은 작년 6월 출범 80주년에 맞춰 2025년까지 총 1조1000억원을 투자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세부적으론 풀필먼트 및 인프라(8000억원), 글로벌네트워크(1500억원), 플랫폼과 IT 및 자동화(1500억원)에 투자해 '아시아 대표 스마트 솔루션 물류기업'으로 거듭나겠단 목표다. 

특히 ㈜한진은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현재 과포화 상태인 국내 택배업에 주력하기 보다는 향후 성장성이 큰 해외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한진은 현재 미국, 중국 등 12개국의 해외 법인을 두고 있는데 2025년까지 해외 법인 수를 19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물류업은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한진, CJ대한통운 등 규모가 큰 기업이 해외 물류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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