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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끄고 에어컨 켜줘" 가전으로 AI와 대화하는 시대 온다

  • 2024.04.03(수) 16:31

AI 신기능 더한 비스포크 가전 신제품 공개
연내 생성형 AI 기반 빅스비 진화 예고

3일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미디어데이에서 참가자들이 로봇청소기를 체험해보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AI(인공지능)를 더해 지난 2019년 첫선을 보인 맞춤형 가전 브랜드 '비스포크' 브랜드를 한 단계 발전시켰다. 새롭게 출시한 15종의 스마트홈 기기를 통해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 비전을 완성하겠다는 복안이다.

비스포크 AI 시대 개막

삼성전자는 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신제품 론칭 미디어데이 '웰컴 투 비스포크 AI'를 열고, AI 기반으로 연결성과 사용성이 개선된 신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올해 AI 제품은 △냉장고 △김치냉장고 △식기세척기 △정수기 △오븐 △큐커 △인덕션 △세탁기 △건조기 △에어드레서 △시스템에어컨 △에어컨 △공기청정기 △로봇청소기 △스틱청소기 등 15종이다.

이날 행사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DX(디지털경험)부문장(부회장)은 "삼성전자는 AI 기능을 대폭 강화한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면서 업계에서 AI 기술의 확산을 리드하고 있다"며 "이제는 소비자들이 가정 내에서 자주 사용하는 다양한 스마트홈 기기들을 통해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 비전을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신제품은 고성능 AI 칩이나 카메라, 센서를 탑재해 AI 성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먼저 냉장고의 경우 집안에서 가장 오랜 시간 전원이 켜져 있다는 점을 고려해, 전력 사용량을 최적화해 주는 AI를 적용했다. 

2024년형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는 차세대 고효율 컴프레서와 펠티어 소자가 함께 탑재돼 있다. 두 종류의 동력원이 상황에 맞춰 단독 또는 복합 운전하며 알아서 냉각 방식을 조절한다. 일반 상황에서는 컴프레서를 사용하고, 한여름처럼 냉장고 사용량이 급격하게 많아지면 펠티어 소자와 컴프레서가 함께 작용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에너지소비효율을 국내 최고 등급인 1등급 최저 기준보다도 30% 더 높였다. 또 부품이 차지하는 면적을 줄여 외관 크기를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하면서도 내부 선반은 6㎝, 내부 용량은 25ℓ 더 키웠다.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 신제품은 스마트홈의 중심 역할을 해, 외부 화면에서 가전 내 전자 기기의 상태를 확인하고 컨트롤할 수 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는 내부 카메라가 입출고되는 식재료를 인식하는 'AI 비전 인사이드' 기능을 더했다. 약 100만장의 식품 사진을 학습한 비전 AI 기술이 보관된 식품의 푸드 리스트를 만들어주고, 사전에 설정한 보관 기한이 임박해지면 알림도 준다.

'비스포크 AI 인덕션'에는 'AI 끓음 감지' 기능이 적용돼 물이 끓어 넘치기 전 미리 화력을 조절해 준다. 제품에 내장된 센서가 진동 데이터를 머신러닝해 물이 끓는 시점을 예측하는 방식이다.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는 170만개의 사물 데이터를 사용한 AI DNN(딥뉴럴네트워크) 모델을 기반으로 전면 카메라 센서를 활용해 다양한 사물을 인식하고 회피할 수 있다. 특히 기존 모델보다 인식 가능한 카테고리가 크게 늘어 얇은 휴대전화 케이블이나 매트까지 인식할 수 있다.

빅스비, 더 똑똑해진다

삼성전자는 올해 신제품에 AI 기능뿐 아니라 비스포크 제품에 휴대전화가 리모컨 역할을 대신하는 '모바일 스마트 커넥트' 기능도 새로 도입했다. 갤럭시 스마트폰을 리모컨으로 사용하는 기능이다. 휴대전화가 에어컨, 로봇청소기, 공기청정기와 10m 이내로 가까워지면 휴대전화 화면에 자동으로 리모컨 팝업이 뜬다. 여러 단계를 거쳐 진입하지 않더라도 팝업 화면에서 바로 전원 제어와 모드 선택, 온도 설정까지 할 수 있다.

스마트싱스 기반 소프트웨어를 정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해주는 '스마트 포워드' 서비스도 신규 도입했다. LG전자가 지난 2022년 도입한 '업(UP)가전'과 유사한 개념이다. 신규 업데이트가 있을 때에는 제품의 스크린이나 모바일 앱의 푸시 알림을 통해 업데이트를 알려준다.

탄소 배출량이 적은 시간대를 골라 제품을 최적으로 관리하는 기능도 도입한다. 배터리의 60%까지는 탄소 집약도에 상관없이 충전하며, 나머지 40%만 탄소 집약도가 낮은 시간대에 맞춰 충전해 준다. 이는 상시 충전이 필요한 로봇청소기부터 먼저 적용되며 추후 품목을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연내 대규모 언어모델(LLM) 기반의 생성형 AI를 도입해 빅스비 음성 지원 기능도 개선할 계획이다. 생성형 AI를 도입하면 사람과 대화하듯 자연스러운 음성 제어가 가능해진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빅스비, 에어컨 꺼줘", "빅스비, TV 꺼줘"라고 라고 각각 명령해야 했지만 생성형 AI가 적용되면 "빅스비, 에어컨 꺼줘. 아, TV도"라고 말해도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 복합 명령어도 알아들을 수 있게 된다. "빅스비, 안방이 습한데 에어컨을 무풍으로 켜주고 날씨 알려줘"라고 명령할 수 있다는 의미다.

추후에는 비스포크 AI 제품과 구형 혹은 타사 제품과도 연결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날 행사에서 한 부회장은 "구형, 타사 제품으로의 확산 가능성이 높다"며 "AI 기술 관련 플랫폼을 고민하고 있고 이미 조직적으로 준비돼 있다"고 언급했다.

가격 인상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관련 비용이 크게 올라가지 않아 판매하는데 큰 무리는 없다"며 "감당할 수 있는 가격으로 접근하려고 해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이 비스포크 AI 미디어데이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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