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전기차 제조사인 비야디(BYD)가 연내 전기차 브랜드를 국내에 론칭한다. 최근 한국법인인 BYD코리아가 수입차 인증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채용하고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 한 달 만에 나온 소식이다. 비야디는 연내 버스 등 상용차 납품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노원호 비야디 코리아 상용차 대표는 30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1회 국제 e-모빌리티 엑스포에서 "연말에 준비하고 있는 승용차 브랜드를 론칭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출시 모델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하반기 승용차 출시를 자신하는 모양새다.
현재 시장에서 예상하고 있는 출시 모델은 3가지다. 전기 중형 세단인 '실'과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토3', 소형 해치백 '돌핀' 등이다. 우선은 아토3가 가장 유력하다. BYD가 글로벌 시장에 내놓은 1호 모델이자 최대 판매량이어서다. 이어 실과 돌핀이 순차 출시될 전망이다.
비야디는 이들 모델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저렴한 가격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통계자료마다 수치 차이가 조금씩 있으나, 완제품 기준 LFP 배터리는 NCM보다 10~15% 저렴하다. LFP 배터리로도 1회 충전에 400km(유럽 기준) 이상을 거뜬히 달릴 수 있다는 성능도 강점으로 꼽고 있다.
비야디는 '싸고 좋은 차'로 국내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올해 발표한 정부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에 따라 판매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개편안 내용을 종합하면 재활용 가치가 높은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는 더 많은 보조금을 받게 했다. LFP 배터리는 보조금을 덜 받는 구조다.
이에 대해 노원호 대표는 "배터리는 정부가 아니라 소비자가 판단해야 할 부분"이라며 "특정 배터리를 차별하는 건 전기차 시장이라는 커다란 숲을 보지 못하는 격"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탄소중립을 위해 전기차 시장을 키워야 하는데 이러한 조치는 고객이 전기차를 멀리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 "중국 LFP 계열 배터리 회사들이 한국 회사에 직간접 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거부감을 줄여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상용차로 먼저 국내 시장에 판매를 시작한 비야디는 조만간 버스 규모를 늘린다. 현재 누적 750대를 전국에서 운영 중이며 연내 600~800대를 추가 납품할 계획이다. 트럭은 2.5톤, 5톤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한다.
비야디가 국내 시장에서 사세를 확장하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김주홍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전무는 "이미 국내 전기버스 시장 점유율 55%가 중국계 전기버스이고 폴스타, 볼보 등 글로벌 업체가 중국산 자동차 수입을 늘리고 있다"면서 "중국 전기차 판매로 시장 잠식이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