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가 차입매수를 통해 인수한 기업들이 실적 악화에도 잇따라 고배당을 실시하며 주목받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치과용 임플란트 제조사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달 1001억원 규모의 현금 배당을 실시했다.

주당 6만8500원의 배당금을 책정했는데 2023년 2월 MBK가 오스템임플란트를 차입매수 방식으로 인수한 이래 처음 집행한 배당이다. 이에 따라 MBK의 특수목적법인(SPC)이자 지분 83.6%를 보유한 최대주주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892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MBK는 2023년 1월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와 컨소시엄을 형성하고 오스템임플란트를 인수하기 위해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컨소시엄은 자기자금 4250억원 외에 NH투자증권으로부터 1조7000억원을 차입해 자금을 마련했다.
홈플러스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차입매수 방식으로 인수에 나선 것인데 이후 MBK는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을 공개매수해 최대주주에 올랐고 같은 해 8월 상장폐지를 단행했다.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홈플러스 대표이사인 김광일 MBK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이진하 부사장이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이인경 부사장 역시 오스템임플란트 인수 직후인 2023년 1월부터 3월까지 감사로 재임했다.
MBK 김광일 부회장은 오스템임플란트 이사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2023년 3월 주주총회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고 같은 해 10월에는 이사회 산하 윤리경영위원회 위원장 직책도 맡았다.
일각에서는 오스템임플란트의 고배당 지급이 MBK의 과도한 투자금 회수 시도와 맞닿아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회사 수익성이 악화되는 와중에 거액의 현금을 배당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오스템임플란트의 연결기준 순이익은 535억원으로 인수 원년인 2023년 1599억원과 견줘 66.5% 급감했다. 순이익률 역시 4.1%로 2023년 13.2% 대비 9.1%포인트 하락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2428억원에서 1618억원으로 33.4% 줄었다.
급격한 순이익 위축에도 1000억원 규모 배당으로 오스템임플란트의 현금배당성향은 189.9%를 기록, 지나치게 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중)은 2014년부터 10년간 평균 27.2%로 집계됐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영업활동현금흐름 또한 인수 첫해인 2023년 2221억원에서 지난해 1044억원으로 줄어들었고 금융기관 대출에 의존해 자금을 조달하면서 총차입금은 작년 말 6372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MBK가 인수하기 직전 시점인 2022년 말 4017억원과 비교하면 2년새 58.6% 불어났다. 전체 차입잔액 6300여억원 가운데 60%를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오스템임플란트에 앞서 MBK가 인수한 기업에서 과도한 배당을 통해 현금이 유출된 사례는 더 있다. 메디트의 경우 2년 연속 적자에도 지난해 899억원을 배당했고 BHC도 2019년부터 2023년까지 4582억원을 MBK가 최대주주로 있는 모회사 글로벌고메이시스(GSS)에 지급했다.
한편,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사모펀드의 경영참여 확대로 부각되는 신용도 점검 항목' 보고서에서 "배당, 자산매각 등 과도한 투자이익 회수는 단기적으로 사모펀드 투자자에게 이익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과도한 금융비용 부담과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 '루즈-루즈(Lose-Lose)' 관계를 초래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