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가 기대 이상의 호실적을 거둔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내실 다지기에 힘쓸 전망이다. 2분기부터 미국의 관세 부과 영향이 본격화 되는 만큼, 관련 영향을 최소화하고 수익성을 만회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부품 재고 비축해 만회"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일부터 수입 자동차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내달 3일부터는 자동차 부품으로 범위가 확대된다. 이에 현대차는 최대한의 재고 확보를 통해 단기적인 대책을 마련한 상태다.
24일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관세 영향 최소화를 위해 3월 말까지 완성차 및 부품 재고를 최대한 선적함으로써 완성차 기준 3.1개월의 재고를 북미에서 갖고 있고 부품은 그것보다 더 긴 재고를 가지고 있다"며 "일정 부분의 관세는 부품 재고 비축으로 만회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거점 차종별 공급 및 판매 최적화 방안도 진행 중이다. 이 부사장은 "기아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되는 미국산 투싼을 HMMA(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로 돌리고 HMMA에서 생산하던 캐나다 판매 물량을 멕시코에서 생산해 캐나다로 넘기는 방안을 시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산 미국향 물량도 미국 시장 점유율을 유지한다는 대전제 하에서 타 거점으로 이관할 수 있는 물량이 있는지 지속 검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美 현지화 가속
이달 중순에는 관세 부과에 따른 재무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세 대응 TFT'를 발족했다. TFT에서는 부품 소싱 및 물류까지 포함한 미국 현지화 전략을 수립하고, 미국 현지 공장인 HMMA 및 HMGMA(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의 생산 효율화 방안을 중장기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현지에서 부품 공급업체를 발굴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한다. 이 부사장은 "미국의 현지 전문가를 파견해 업체를 발굴, 점검 중"이라며 "빠른 진행이 가능한 패스트트랙 아이템을 선정해 관세 절감 효과를 최대한 앞당길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공장 생산 효율을 통한 원가 절감을 위해서는 기존 HMMA 공장의 재료비 절감, 물류 비용 절감, 물류 최적화 등을 기존 사업계획 대비 강화해 추진한다. 나아가 해당 노하우를 신규 가동된 HMGMA에 적용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단기적으로는 경상 및 투자 예산 재검토를 위한 비상계획 수립을 마무리하는 단계다. 투자의 경우 미래 경쟁력 확보와 효율성에 초점을 두고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핵심 사업 운영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관행성 비용을 최소화하고 낮은 마케팅 효과의 비용을 절감하는 등 불필요한 예산도 절감할 예정이다.
이 부사장은 "내부 역량을 집중해 만회 방안을 추진함으로써, 관세 영향을 최소화함은 물론 체질 개선의 모멘텀으로 삼겠다"며 경영진과 그룹 차원에서 손익 만회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킬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제언했다.
다만 현대차는 미국 자동차 및 부품 관세에 따른 수익성 악화 규모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 부사장은 "변동성이 심해 명확하게 금액을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정확한 숫자를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현대차는 지난해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에 기초해 1분기 보통주 배당금을 전년 동기(2000원) 대비 25% 늘어난 주당 2500원으로 책정했다. 아울러 현대차는 지난 2023년 발표한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에 의거해 '발행주식 1% 소각'과 작년 실시한 주주가치 제고 목적 매입 '자기주식 소각'을 동시에 실시하는 주주환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합계 기준 발행주식의 2.2%로 23일 종가 기준 1조1000억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