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오랫동안 한국 자본시장에서 성공스토리를 써 온 것으로 유명하다. 월가 출신으로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를 일궈낸 그는 굵직한 인수·합병(M&A) 때마다 이름이 거론됐다.
그러나 최근 연이어 터진 사태들로 화려한 명성에 금이 가고 있다. 인수 기업들에서 발생한 대형 사고에 대해 경영엔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며 선을 긋고 국회 현안질의와 청문회에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사모펀드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MBK는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와 롯데카드 대규모 해킹사고로 연이어 도마위에 올랐다. MBK가 대주주로 있는 홈플러스는 지난해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한 후 대규모 점포 매각과 구조조정으로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롯데카드에서도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 수많은 소비자가 불안에 빠졌고 금융당국도 비상이 걸렸다.
MBK를 향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앞서 네파와 딜라이브 등 다른기업들에서 불거졌던 문제점들과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M&A 시도도 지속적으로 재조명 받고 있다.
MBK는 해킹 사태 이후 사과문을 내고 홈플러스에 대한 5000억원 규모의 지원 약속에 나섰지만 여론 악화를 의식한 뒤늦은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마침 내달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앞두고 급하게 나온 조치라는 해석도 있다.
여야 모두 김 회장을 국감 증인으로 세우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출석 여부는 미지수인 상태다. 앞서 지난 3월 홈플러스 사태 관련 국회 정무위 긴급현안질의에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참했고 지난 24일 열린 국회 과방위 청문회 출석도 거부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지난해 말 건립비용 절반을 기부한 서울 서대문구 '김병주 도서관' 착공식에 참석했고, 고려아연 적대적 M&A와 관련해서는 "지배구조와 주주가치 개선"을 강조하며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홈플러스 기업회생 신청 논란 당시엔 "약간의 잡음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거버넌스와 재무관리, 배당, 상장폐지 등 인수기업의 핵심적인 사항들에 대한 평가와 방향을 얘기하고 그에 따라 해당기업들이 운영되고 있지만 정작 문제가 불거지면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정반대 입장을 보이면서 '책임은 없고 권리만 누린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이다.
정치권은 김병주 회장을 오는 10월 국정감사 증언대에 세우겠다고 벼르고 있다. 또다시 출석을 피하거나 국감장에서 변명으로만 일관한다면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 설립자라는 위상이 무너지고 '한국 자본시장의 무책임 교과서'라는 오명을 쓸 수 있다. 이제는 전면에 나서 문제점을 진정성 있게 해결하고 이전과 다른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줘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