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에 21조6000억원을 추가 투입한다. 기존 투자분 9조4000억원을 포함하면 총 31조원 규모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자 생산기반을 앞당겨 확충하는 선제 투자로 풀이된다.
이와 동시에 글로벌 스토리지 기업 샌디스크와는 차세대 메모리 'HBF(High Bandwidth Flash)' 표준화에 착수했다. 생산능력 확대와 신(新)메모리 아키텍처 선점을 동시에 추진, AI 추론 시대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HBM-SSD 잇는 HBF로 시스템 최적화 승부
SK하이닉스는 지난 25일 이사회를 열고 용인시 처인구 1기 팹에 21조6000억원을 신규 투입하기로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투자 집행 시점은 2030년 12월까지다.
1기 팹은 2개 골조와 3층 규모로 조성되며 총 6개 클린룸을 갖춘다. 당초 1개 클린룸 중심이던 계획을 대폭 확대했다. 2027년 5월로 예상됐던 첫 가동 시점도 같은 해 2월로 3개월 앞당긴다. AI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컴퓨팅 수요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용인 클러스터는 총 4개 팹이 들어서는 초대형 사업이다. 장비 투자까지 포함하면 개별 팹마다 수십조원이 추가로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완공 시 세계 최대 수준의 메모리 생산 거점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기술 전선도 넓혔다. SK하이닉스는 25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스크 본사에서 'HBF 스펙 표준화 컨소시엄 킥오프' 행사를 열고 상용화 전략을 공개했다.
양사는 Open Compute Project(OCP) 산하에 전담 워크스트림을 구성하고 글로벌 표준 수립 작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HBF는 초고속 메모리 HBM과 대용량 저장장치 SSD 사이를 잇는 새로운 계층이다. AI 산업의 무게중심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옮겨가면서 대용량 처리와 전력 효율을 동시에 확보할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HBF는 HBM의 높은 대역폭과 SSD의 대용량 특성 사이의 공백을 메워 시스템 확장성을 끌어올리는 대안으로 거론된다. 동시에 전체 운영비용을 낮출 수 있는 해법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2030년 전후를 기점으로 복합 메모리 수요가 본격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현 SK하이닉스 개발총괄 사장은 "AI 인프라의 핵심은 생태계 전체를 최적화하는 것"이라며 "HBF 표준화를 통해 고객과 파트너를 위한 최적화된 메모리 아키텍처를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