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한화, 7년 만 KAI 지분 재매입에 담긴 두 가지 포석

  • 2026.03.17(화) 17:20

한화에어로·한화시스템 통해 KAI 지분 4.99% 확보
육·해·공·우주까지 아우르는 방산 포트폴리오 완성
KAI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존재감 드러내기 '포석'

방산업 호황 속에서 한화그룹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지분을 7년 만에 다시 사들이면서 의중에 관심이 모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필두로 그룹 위상이 한층 높아진 한화가 방산업계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축인 군용 항공기와 우주항공 체계에서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KAI의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KAI 몸값이 여느 때보다 높아지면서 대주주인 수출입은행이 한화에 지분을 넘기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KAI 민영화에 다시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6일 사업보고서를 통해 KAI의 지분 4.41%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의 또다른 방산 계열사 한화시스템이 최근 인수한 KAI 지분 0.58%까지 합치면 한화그룹이 4.99%의 KAI 지분 을 쥐게 된 셈이다.

한화의 노림수①육해공 넘어 우주까지 아우른다

방산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의 KAI 지분 인수는 양사의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 협약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AI는 지난 2월 '방산·우주항공 양사 간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당시 MOU 내용의 핵심 중 하나는 양사가 무인기를 공동개발해 수출까지 함께 나서는 것이었다. KAI 입장에서는 한화의 방산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방산시장에서의 존재감을 키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한화 쪽에서는 '방산 토탈 패키지'로의 도약 디딤돌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현재 한화그룹의 방산 포트폴리오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상 무기 체계를, 한화시스템이 미사일, 레이더 등을 담당한다. 해양 방산조선업을 추진하는 한화오션까지 더하면 지상(육)과 바다(해)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다. 하늘(공)은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KAI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투기 및 군용 항공기를 생산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KAI와의 협력 강화는 한화그룹의 방산 포트폴리오를 '육·해·공'으로 확장하는 포석 마련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나아가 미래 방산 핵심 분야인 우주항공 분야에서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한화에어로는 위성 발사체, 엔진 등에서 강점이 있고 KAI는 위성 본체, 임무체계 등에서 강점이 있다는 평가다. 양사가 협력을 강화하면 위성 제작부터 발사까지 아우르는 사업 구조 구축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정부 사업 외에도 해외 수주 계약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한화와 KAI 모두 중복투자를 줄이면서도 포트폴리오를 대폭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라며 "특히 MOU를 넘어 지분까지 투자하면서 MOU의 실행동력이 더욱 커졌고 양사간 협력 속도와 깊이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짚었다. 

이어 "공시 의무 상한인 지분 4.99%를 보유하면서 당장 영향력을 행사하기 보다는 양사간 협력 강화를 위한 차원임을 부각하기 위함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화의 노림수②KAI 재인수?

한편에서는 한화그룹이 KAI를 다시 품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란 해석도 있다. 앞서 한화그룹은 2014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모태인 삼성테크윈 지분을 인수하면서 삼성테크윈이 보유하고 있던 KAI 지분 10%도 함께 품은 바 있다. 

KAI 지분을 쥐고 있던 2015년만 하더라도 당시 KAI 대주주였던 산업은행이 보유 비금융회사 지분 매각을 검토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KAI 민영화 가능성이 대두됐다. 이에 한화가 KAI 역시 품기 위해 지분을 쥐고 갈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2016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KAI 지분 4.01%를 매각했고 이듬해 산업은행이 쥐고 있던 KAI 지분을 수출입은행으로 넘기자 KAI 민영화 가능성은 옅어졌다. 이후 2018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남아있던 지분 5.99%를 전량 매각하면서 한화그룹과 KAI의 지분 관계는 종료된 바 있다.

7년 만에 다시 지분관계가 부활함에 따라 KAI의 민영화 등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최근 방산업계가 호황을 보내면서 KAI 몸값 또한 높아졌고 수출입은행 역시 지분 매각을 검토하면서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거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국책은행이 비금융 회사 지분을 보유한 건 사업 정상화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다시 자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인데 KAI의 경우는 충분히 자생 가능하기 때문에 매각 가능성이 있다"라며 "아울러 기업 덩치도 커져 수출입은행 역시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KAI의 현재 사업 포트폴리오가 국가 사업 중심인 만큼 완전 매각보다는 지분 일부 매각 혹은 사업부 분할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다른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KAI는 어찌됐건 한화가 보유하지 않은 사업 부분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라며 "방산 부분을 그룹의 핵심으로 키우고 있는 한화 입장에서는 인수에 관심이 없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