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 검색

곱버스의 함정…박스권에선 들고만 있어도 '손실'

  • 2021.04.09(금) 14:43

박스권 코스피에도 곱버스 수익률 '–20%'
변동성 장세 취약, 장기 투자자들 '곡소리'

#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 모 씨는 최근 이른바 '곱버스(코스피200 선물지수를 역으로 2배 추종하는 인버스 레버리지 ETF)'에 투자했다가 나날이 늘어나는 손실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실물경기에 비해 주가가 너무 높다고 판단해 지수 하락에 베팅한 것이 화근이었다. 코스피가 3000선을 넘을 때마다 곱버스 단타에 나섰던 김 씨는 현재 20%가 넘는 손실을 보고 있다. 

주식시장 하락에 베팅하는 일명 곱버스 주가가 다시 2000원 밑을 넘보고 있다. 코스피가 3100선에서 등락을 반복하자 고변동 장세를 이용해 수익을 쫓아 곱버스 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곱버스는 변동성이 큰 장세에선 장기로 투자할수록 손실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신중히 투자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 박스권 증시에도 곱버스는 마이너스 수익률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인 곱버스 상품인 삼성자산운용의 'KODEX200선물인버스2X'가 장중 1975원으로 내려갔다. KB자산운용의 'KBSTAR200선물인버스2X',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200선물인버스2X',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OSEF200선물인버스2X'의 주가도 2000원 아래를 넘나들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는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2배 역추종하는 상품으로 코스피200 지수가 하락하면 그 하락률의 2배가량 수익을 내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KODEX200선물인버스2X의 최근 3개월 새 가격 변화를 살펴보면 코스피가 올 들어 박스권에 머문 데 반해 곱버스는 손실을 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KODEX200선물인버스2X의 3개월 수익률은 -10.91%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20%를 넘어선다. 

◇ 음의 복리효과, '곱버스의 함정'에 유의

단일 가격만 놓고 비교하면 코스피가 소폭 하락했음에도 곱버스 가격은 오히려 떨어졌다. 지난 8일 KODEX200선물인버스2X의 주가는 2000원으로 3개월 전인 1월 8일 2040원보다 1.96% 하락했다.

반면 이 상품이 추종하는 코스피200 지수는 지난 8일 426.86으로 같은 기간 430.22에서 0.78% 하락했다. 단순 이론상으로 코스피200 지수가 하락하면 KODEX200선물인버스2X는 수익을 내야 하지만 오히려 마이너스(-) 수익을 낸 것이다.

이런 결과는 레버리지 상품의 특성인 '음의 복리효과' 때문으로 흔히 '곱버스의 함정'으로도 불린다. 레버리지 상품은 개별 주식 종목과 달리 기간 수익률이 아닌 일별 수익률이 복리로 가산된다. 

등락이 반복되는 변동장세에서는 기간 수익률보다 일별 가산 복리 수익률이 낮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 곱버스 최초 투자 이후 추종지수인 코스피200이 등락을 거듭하다가 처음 투자 당시와 같은 수준을 유지해도 손실을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ETF를 운용하는 데 드는 거래비용도 곱버스 수익률을 낮추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곱버스와 같은 레버리지 펀드는 구조화 상품으로 운용 비용이 발생한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코스피가 3000선을 넘어서면서 곱버스 단타족이 늘어나고 있지지만 곱버스 투자는 변동성이 큰 장세에선 매우 위험한 투자"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곱버스 투자자들은 코스피 하락에 베팅해 단타를 노리고 들어왔다가 소위 '물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때 손실을 피하기 위해 장기 보유할 경우 일별 가산에 따른 음의 복리효과에 더불어 비용 누적으로 손실은 늘어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보유만 해도 손실이 누적되는 셈이다.

김재욱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지원1부장은 "곱버스는 장기 투자 시 투자자 예상보다 이익이 줄거나 손실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히 지금처럼 변동성이 큰 상황에선 추적 오차를 줄이기 위해 매일 편입자산을 변경할 수 있는데 이 때문에 장기 투자 시 지수가 하락해도 거래비용이 커져 추종지수 하락 시 2배만큼의 수익을 얻기 어렵다"라고 전했다. 반대로 상승 시에도 기존 손실에 거래 비용만큼 추가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눈과 귀를 열면 돈과 경제가 보인다[비즈니스워치 유튜브 구독하기]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많이 본 뉴스 최근 2주 한달

산업·부동산 경제·증권 디지털·생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