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운영 중 13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낸 신한투자증권이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지적받은 내부통제 시스템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와 유상증자 동시 주관으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미래에셋증권은 향후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절차를 따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근수 신한투자증권 GIB1그룹장 부사장은 5일 금융감독원이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주재한 증권사 대상 긴급현안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ETF LP 손실 관련 향후 조치에 대해 "시스템 등 문제점을 보완해 준비를 잘하고 있다"며 "지켜봐달라"고 밝혔다. 정 부사장은 김상태 대표를 대신해 간담회에 참석했다.
지난 10월 신한투자증권은 ETF LP 업무를 위해 헷지용 장내 선물매매를 하던 중 목적에 벗어난 거래로 13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담당 직원들은 무리한 차익거래로 손실이 발생하자 이를 숨기기 위해 스왑거래(계약에 따라 정해진 시점에 자금이나 자산을 교환하는 거래)계약을 체결했다고 허위 보고했고, 이를 회사는 두 달간 인지하지 못하다가 내부감사를 통해 뒤늦게 사건을 적발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사건 현황과 책임을 조사하기 위해 신한투자증권에 대한 현장검사를 진행했다. 현재는 검사를 마무리하고 징계 대상과 수위를 검토 중이다. 금감원이 내부통제 미비와 단기실적 중심의 성과보수체계를 이번 사태의 핵심 배경으로 지적한 만큼 대표이사 등 윗선까지 책임을 물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 사실을 종합해 어떤 방식으로 정리할지 검토가 필요하다"며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정확한 제재를 해야한다"고 밝혔다.
한편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과 유상증자를 동시 주관해 이해상충 방지 의무 소홀 지적을 받는 미래에셋증권은 절차에 따르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은 금감원 지적 사항에 대해 "기회가 되면 말씀드리겠다"며 "절차에 따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