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를 올린 기업을 대상으로 '코리아 밸류업 지수' 특별 구성종목 변경(리밸런싱)을 진행한다. 밸류업 공시기업에 적용했던 특례요건을 심사 기업에 적용한 결과 대부분의 기업이 특별 편입 대상에 해당했다.
다만 거래소는 대상이 되는 모든 기업을 편입시키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보다 더 요건을 엄격히 심사해 밸류업 지수에 편입시키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지표를 추가로 심사한다면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는 이번에도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들어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20일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구성종목 특별 리밸런싱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거래소는 지난 9월 24일 지수를 발표한 이후 밸류업 공시를 한 기업이 늘어나고 있어 리밸런싱을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심사 대상기업은 오는 12월 6일까지 밸류업 공시를 올린 기업이다. 특별 리밸런싱인 만큼 편출 없이 편입만 진행한다. 따라서 내년 정기 리밸런싱 전까지 100종목을 넘어선 상태로 지수가 산출된다.
편입은 기존 특례 편입기준보다는 강화한 방식으로 평가할 예정이다. 앞서 거래소는 첫 구성종목 선정시 밸류업 공시기업에 인센티브를 주기 위해 최소 자격요건만 갖추면 지수에 특례 편입했다.
거래소가 내건 최소 자격요건은 △시가총액 상위 700위 이내 △2년 연속 적자 및 합산 손익 적자 미해당 △거래대금 상위 80% 이내 △유동비율 10% 미만 △관리종목·투자환기종목 등 미해당 등이다. 해당 요건에 따라 현대차,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은 심사 조건에 미달했지만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는 편입되기도 했다.
첫 지수 발표 이후 다수의 기업들이 밸류업 공시를 하면서 밸류업 지수 리밸런싱 이후에는 다수의 기업들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지수 발표 이후 밸류업 공시를 한 기업은 △JB금융지주 △롯데렌탈 △고려아연 △강원랜드 △롯데쇼핑 △롯데칠성 △롯데웰푸드 △LG전자 △KB금융 △SK텔레콤 △DGB금융지주 △SK △하나금융지주 △롯데이노베이트 △드림텍 △BNK금융지주 △SK이노베이션 △유한양행 △현대글로비스 △SK네트웍스 △롯데하이마트 △KT △현대백화점 △현대그린푸드 △한섬 △KT&G △현대지에프홀딩스 △한미사이언스 △HL홀딩스 △아모레퍼시픽 △아모레G △롯데리츠 △세아베스틸지주 △현대모비스 등 34개사다.
이들 종목 중 고려아연, 롯데칠성, 드림텍, KT&G는 이미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어 있다. 다만 롯데리츠는 지수 방법론상 부동산투자회사(REITs)는 포함하지 않기로 해 편입이 불가능하다.
기존 특례요건에 따라 나머지 29개사가 밸류업 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을 따져보면 지배주주순이익 기준 2년 합산 적자인 롯데쇼핑, 2년 연속 적자인 롯데하이마트는 요건에서 탈락한다. 또 시가총액 기준을 400위 이내로 강화한다면 롯데이노베이트, 현대그린푸드, 한섬, HL홀딩스의 편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외 나머지 23개 종목은 거래대금·유동비율 요건은 모두 충족하고 있다. 즉 △JB금융지주 △롯데렌탈 △강원랜드 △롯데웰푸드 △LG전자 △KB금융 △SK텔레콤 △DGB금융지주 △SK △하나금융지주 △BNK금융지주 △SK이노베이션 △유한양행 △현대글로비스 △SK네트웍스 △KT △현대백화점 △현대지에프홀딩스 △한미사이언스 △아모레퍼시픽 △아모레G △세아베스틸지주 △현대모비스를 포함한 23개사가 새롭게 밸류업 지수에 들어갈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것이다.
다만 거래소는 편출없이 편입만 진행하는 리밸런싱임을 고려해 편입 기업을 소수로 제한할 예정이다. 23개 기업이 모두 들어가진 않는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이번 특례 리밸런싱을 위한 심사 요건은 아직 만들지 않고 추후 밸류업 공시 기업이 더 늘어나면 평가기준을 더 엄격하게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안을 마련하지 않았지만 특례요건보다는 더 강화한 요건을 적용해 차별화를 둘 예정"이라며 "밸류업 공시를 한 기업을 모두 편입하지 못하기 때문에 추이를 보면서 공시기업이 많으면 요건을 더 엄격하게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 기준을 더 높이거나, 특례요건에선 심사하지 않던 주가순자산비율(PBR),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을 추가로 평가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PBR 순위 비율까지 평가한다면 편입 가능 기업이 대거 줄어든다. 밸류업 지수 방법론을 보면 최근 2개 사업연도 평균 PBR을 기준으로 산업군 내에서 선정된 종목들의 순위 비율을 계산해 50% 이내인 종목이 편입 가능하다.
흥국증권이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 이후 글로벌 산업분류(GICS)에 따른 산업군별로 PBR 순위 비율을 계산한 내용에 따르면 강원랜드, LG전자, 유한양행, 한미사이언스, 아모레퍼시픽만이 50% 이내에 들어갔다.
다만 특례 리밸런싱임을 감안해 기존구성종목 완화 요건인 순위 비율 60%로 넓게 보면 SK이노베이션, 현대글로비스, 아모레G도 기준안에 들어간다.
아울러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편입되지 않아 시장의 의구심을 키웠던 KB금융, 하나금융지주는 첫 지수 발표 당시 PBR 요건을 맞추지 못해 탈락했기 때문에 특별 리밸런싱에서도 PBR 요건을 본다면 편입이 어려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