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T타워 전경 |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를 상장 폐지시키고 100% 자회사로 편입키로 했다.
이로써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더 쉬워졌다.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인수합병(M&A) 등의 방법으로 신사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20일 양사 이사회에서 각각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한 SK브로드밴드의 SK텔레콤 완전자회사 편입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사회 의결에 따라 SK텔레콤은 자사주와 SK브로드밴드 주주들의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잔여 지분을 전량 취득, SK브로드밴드의 지분 100%를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SK텔레콤의 SK브로드밴드 지분율은 50.56%이다.
SK브로드밴드와 SK텔레콤의 주식 교환 비율은 1:0.0168936이며, 교환을 원하지 않는 SK브로드밴드 주주는 5월6일부터 5월26일까지 1주당 4645원에 주식매수청구를 신청할 수 있다. 최종 교부될 SK텔레콤 자사주는 약 247만주로 교환가 기준 총 7056억원 정도.
양사의 주식 교환은 SK텔레콤 이사회 및 SK브로드밴드 주주총회 안건으로 5월6일 상정될 예정이다.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으면 6월9일 주식 교환이 마무리되며, SK브로드밴드는 6월30일 상장 폐지된다.
▲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
◇SKT가 말하는 전략방향은…
SK텔레콤은 2008년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해 SK브로드밴드로 사명을 변경한 후, 다양한 유무선 결합상품을 출시했다.
이번에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를 100% 자회사로 구축하게 되면 보다 유연하게 ICT 산업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SK텔레콤 입장에선 지분 50.56%를 확보했던 SK브로드밴드 보다 지분 100%를 갖게 될 자회사를 이끌어 가기 훨씬 수월하다. SK텔레콤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반대한 주주가 없기 때문이다. 또 연결기준으로 볼 때 같은 비용을 투입해서 지분법상 50.56% 만큼 이익을 챙기느니 100%를 이익반영 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SK 관계자는 "이날 이사회 결정은 SK브로드밴드의 미디어사업에 대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전략적 판단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면서 "앞으로 양사는 미디어·스마트홈 등 신규 성장 영역에서의 유기적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은 현재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경쟁사가 예측한 전략방향은…
KT·LG유플러스 등 통신사를 비롯해 케이블TV 업계에 이르는 경쟁사들은 이날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의 결정속내를 파악하느라 분주히 움직였다.
경쟁업계는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면 경영전략 측면에서 SK브로드밴드를 보다 쉽게 컨트롤 할 수 있다는데 동의한다. 하지만 단순하게 지금과 같은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사업형태를 유지하겠느냐에는 의문을 던지고 있다.
때문에 몇 가지 분석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그중 하나가 SK브로드밴드를 통해 대규모 M&A를 시도하거나 종전과 다른 신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최근 씨앤앰(C&M) 인수전 참여를 부인했지만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참여하는 방안을 내놓을 수 있다"면서 "100% 자회사가 되면 의사결정이 쉬워진다"고 말했다.
또 한가지는 SK텔레콤이 SK플래닛을 분사시켜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처럼, SK브로드밴드를 한 축으로 또다른 사업영역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를 합병시켜 불륨을 키울 경우 이동통신 1위 사업자에 대한 외부 비판이 커지는 만큼, 굳이 합병치 않고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전략사업을 이뤄갈 수 있다는 생각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상장 규정에 따르면 상폐 후 5년내 재상장 신청이 가능하다"면서 "SK텔레콤 정도의 자금력과 사업추진력이라면 SK브로드밴드를 5년동안 100% 자회사로 갖고 있으면서 키워내 재상장시키는 방안도 구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