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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실패 이미지탈피 나선 CJ헬로 '하나방송 전격 인수'

  • 2016.12.06(화) 16:02

225억원에 하나방송 경영권 획득…가입자당 25만원
미래부 유료방송발전방안에 '선제적 대응' 분석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CJ헬로비전이 지역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케이블TV) 인수에 다시 나섰다. 피인수 대상 업체에서 인수 주체로의 변신을 선언함과 동시에 미래창조과학부가 케이블TV 사업자들의 전국 78개 사업권역 제한을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SO 인수합병(M&A)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CJ헬로비전, 2년 만에 케이블TV 인수

CJ헬로비전은 6일 경남지역 SO인 '하나방송' 주식 전량을 225억원에 인수하고 소유·경영권을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CJ헬로비전의 케이블TV 인수는 지난 2014년 강원방송 이후 2년 만이다.

하나방송은 경상남도 창원시(마산 합포구·회원구), 통영시, 거제시, 고성군 등 3개 시, 1개 군을 사업권역으로 하고 있는 케이블TV 사업자로, 디지털케이블방송과 초고속 인터넷, 인터넷전화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하나방송의 지난해 매출액은 77억6000만원, 영업이익은 6억3000만원을 기록했는데, 이를 지난 2014년과 비교하면 매출액의 경우 2.7% 증가, 영업이익은 4.4% 감소한 것이다. 가입자는 9만명으로, CJ헬로비전은 하나방송을 가입자당 25만원에 인수한 셈이다.

CJ헬로비전은 이번 M&A를 통해 그동안 양사의 경쟁 권역이었던 경남 일부 지역을 확보하게 됐다. 양사의 경쟁 권역이 같은 곳이었으므로 CJ헬로비전의 사업권역은 전과 같은 23개다.


변동식 CJ헬로비전 대표는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기존 사업의 성장을 재점화하고, 새로운 동력을 창출할 신수종사업으로 케이블 '퀀텀점프'(대약진)의 기회를 확보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업계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성 기반의 '넥스트 케이블'(Next Cable)을 이끄는 강력한 미디어 플랫폼 주인으로 거듭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덕선 하나방송 대표는 지난해 12월 열린 한국방송학회 세미나에서 "케이블TV는 2009년 IPTV 출범 당시 전국 77개 권역으로 나뉘어 있어 규모의 경제를 하기 힘든 반면, IPTV는 전국 사업권과 통신을 기반으로 한 결합상품을 할 수 있어 경쟁을 할 수 없는 구조였다"며 "지역채널 운영은 권리가 아닌 의무에 불과해 사업자 입장에선 오히려 비용만 많이 든다"며 케이블TV 생존을 위한 제도 개선과 M&A에 대한 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 변동식 CJ헬로비전 대표.[사진=CJ헬로비전]


◇ 공격적 M&A 신호탄

CJ헬로비전은 이번에 하나방송을 인수하며 공격적 M&A에 다시 시동을 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7월 SK텔레콤-CJ헬로비전의 M&A가 공정거래위원회의 불허 결정으로 무산된 이후 CJ헬로비전이 추진한 경영 정상화 다음 단계로 사업 전 영역에서 규모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SK텔레콤으로 피인수되던 사업자에서 케이블TV 인수 주체로 복귀해 시장 주도 사업자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 것이다. 실제로 CJ헬로비전은 지난 15년간 20여 개의 SO와 M&A하며 사업 규모를 키워왔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CJ헬로비전이 내부 안정화 이후 시도하는 첫 번째 행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케이블 사업자의 독자생존 의지를 드러내고, 미디어 시장 새판짜기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SO 인수 발표는 미래부가 케이블TV의 지역 사업권(권역제한) 폐지를 골자로 하는 '유료방송발전방안'을 이달 중으로 발표할 방침인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미래부는 국내외에서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 등 달라진 유료방송시장을 지적하면서 케이블TV도 업계 내 경쟁과 M&A 등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돌파구를 찾으라는 취지로 권역제한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반대하고 있는 CJ헬로비전과 SO들은 케이블TV만의 경쟁력이자 지역 미디어로서의 보호장치인 권역제한이 사라지면 자본이 풍부한 IPTV 사업자 위주로 유료방송시장이 재편될 것이란 우려를 해왔다. 이번 인수는 정부 주도의 케이블 업계 재편 움직임에 케이블 주도로 대응하는 성격도 있다는 얘기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케이블TV 플랫폼 대형화 전략이 유료방송시장의 선제적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케이블 업계 자체 경쟁력 확보의 발판이 될 것"이라며 "이번 M&A가 케이블 산업 시장 재편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면서 추가적인 M&A 가능성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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