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LG유플러스는 "특정 업체에 한정하지 않고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가능성을 밝힌 반면 CJ헬로 대주주인 CJ오쇼핑은 "CJ헬로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양사간 시각 차이가 드러났다. 그렇다면 시간이 3개월여 지난 현재 인수힙병(M&A) 이해관계자들의 속내는 어떤지 살펴봤다.
합산규제 일몰이 2개월여 남은 상황에서 CJ헬로의 매각여부, 매수자가 누가될지 등은 유료방송시장의 판도 변화를 좌우할 중대 변수이기 때문이다.
23일 M&A 업계에 따르면 CJ오쇼핑은 여전히 CJ헬로에 대한 매도를 희망하나 급할 것이 없다는 분위기다.
CJ오쇼핑이 이 같은 마음을 먹은 배경에는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이 자리잡고 있다.
합산규제는 유료방송 사업자의 경우 특수 관계자인 타 유료방송 사업자의 가입자와 합산한 가입자 수가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의 3분의 1(33%)을 넘길 수 없다는 규정이다. 이 법은 오는 6월27일 일몰되는 한시적 조항으로 국회에서 별도조치가 없는 한 예정날짜에 자동 폐지된다.
특히 KT는 KT스카이라이프와 합해 가입자 수 894만1349명에 이르면서 합산 시장점유율 30.18%를 차지하고 있다. 33% 라는 규제상한선에 근접한 상황이라 합산규제가 일몰되지 않고 유지된다면 향후 가입자 늘리기에 제약을 받는다.
핵심은 여당인 민주당이 유료방송 합산규제 유지를 주요 내용으로 담은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한 상태이지만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반기로 국회가 잠정휴업에 들어가면서 일몰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점이다.
CJ오쇼핑 입장에서 보면 합산규제가 일몰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일몰시 CJ헬로 잠재 매수자 리스트에 KT가 추가될 수 있다.
SK텔레콤은 2015년 CJ헬로를 인수하려 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의 반대로 불발된 적이 있다. 당시 공정위는 CJ헬로와 SK브로드밴드 합병으로 23곳의 방송구역 중 21곳에서 합병법인의 점유율이 1위가 된다는 점 등을 들어 독과점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LG유플러스는 이후부터 지금까지 매수희망자로 부각되고 있다. 즉 잠재 매수자 리스트에 SK텔레콤, LG유플러스뿐 아니라 KT까지 추가될 수 있는 격이다.
매수자가 늘면 경쟁에 의해 자연스럽게 매각가격은 올라간다. 그러니 CJ오쇼핑은 합산규제 일몰 후 매각작업을 진행하는게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수를 희망하는 입장에선 합산규제 일몰 전 계약을 진행하는게 유리하겠지만 매도자 입장에선 2개월 정도 더 기다리면 몸값을 올릴 수 있다는 전략이 가능하므로 적절한 타이밍을 노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 1월 CJ헬로 인수설이 돌았을 때에도 LG유플러스와 CJ오쇼핑간 시각차가 나타났던 배경에는 합산규제 일몰 여부에 따른 매각가격 변동 가능성이 좌우하지 않았을까 본다"며 "LG유플러스 측이 매입가를 높게 부르지 않는 이상 CJ오쇼핑에서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방송통신시장은 올 하반기 M&A를 둘러싼 전략짜기에 한판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