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종합 정보기술(IT) 서비스 업체 삼성SDS가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지능형 서비스로 신성장 사업인 물류를 강화한다.
유통 매장은 인공지능이 예측한 정확한 수요 전망에 따라 효율적인 재고 관리를 하며, 소비자는 스마트폰으로 식품 포장지에 있는 QR코드를 찍어 위변조 가능성이 없는 정확한 원산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구조다.
▲ 홍원표 삼성SDS 대표가 8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캠퍼스에서 열린 스마트 물류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지능형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
삼성SDS는 8일 경기 성남시 판교캠퍼스에서 개최한 '스마트 물류 미디어데이'에서 관련 서비스를 소개하고 이 같이 밝혔다.
이날 김형태 삼성SDS 물류사업부문장(부사장)은 "혁신적인 물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추진 할 것"이라며 "물류 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해 관련 업계와 협업할 수 있는 지능형 물류 플랫폼서비스를 곧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SDS는 인공지능 기반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Brightics AI'를 유럽 전자제품 유통회사 매장에 적용한 결과 판매 예측 정확도가 25%포인트 이상 향상되었다고 설명했다.
유럽에선 각 소규모 매장들이 연합해 운영하는 분산 유통형 구조가 대부분인데, 이로 인해 매장별로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는 불균형이 자주 일어났다. 동일한 TV 제품이더라도 A매장에선 없어서 못팔지만 인근 B매장에선 재고가 남아돌아도 팔리지 않는 현상이 벌어졌던 것.
이에 삼성SDS는 유럽 매장들에 인공지능 기반 판매량 예측으로 통합관리가 가능한 배송센터(Fulfillment Center)를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핵심은 그동안 사람이 해왔던 판매량 예측을 인공지능에 넘기는 것이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1년 반동안 총 500여개 매장에서 진행한 결과 판매 예측 정확도가 향상됐다.
삼성SDS는 물류 블록체인 기술을 부산지역 수산물 가공업체 삼진어묵에 시범 적용한 사례도 발표했다.
삼진어묵에 적용된 블록체인 기반 ‘유통이력 관리시스템’은 입고부터 가공, 포장, 판매에 이르는 생산과 유통 과정의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소비자에게 공유해준다.
▲ 삼성SDS가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시범 서비스한 이력정보 서비스. 어묵 원료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관세청 이력 정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삼진어묵의 어묵 원료는 베트남산(수출국 : VN 표시)인 것이 표시된다. |
실제로 이날 시연한 어묵 포장지에 스마트폰 카메라를 갖다대니 인터넷 주소가 담긴 QR코드 정보가 곧바로 떴다. 이를 클릭하니 제조일과 유통기한을 포함해 어묵 원료를 어느 나라에서 가져온 것인지 이력이 세세하게 나왔다.
삼성SDS 관계자에 따르면 삼진어묵과 같은 수산식품 업체는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방사능 누출에 대한 소비자 불안감이 갈수록 높아지자 믿을 수 있는 원산지 표기를 통해 신뢰를 얻고자 이 같은 이력 정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식품 제조와 유통과정에서 소비자 신뢰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SDS는 대기업의 공공 SI(시스템통합) 사업 참여가 제한되는데다 계열사들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지난 2011년부터 신성장 동력으로 물류BPO(업무프로세스)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삼성SDS의 연결 매출(9조2992억원) 가운데 물류 매출은 무려 4조원으로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사업 초기인 지난 2013년 물류 매출이 1조80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4년만에 두배로 불어난 것이다.
삼성SDS는 전공인 IT를 살려 물류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홍원표 사장 체제가 시작된 이후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작년말 선임된 홍 사장은 삼성 내 최고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기도 하다.
홍 대표는 내달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 경제포럼 '보아오포럼'에서 블록체인을 주제로 열리는 세션에 참여할 예정이다. 홍 대표는 "블록체인 개발에서 삼성SDS는 실제 사례를 갖고 있으며 효용면에서도 어느 정도 검증되어 있는데 우리만의 강점"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