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13일의 일정으로 잡힌 5세대(5G) 이동통신용 주파수 경매 시작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매 레이스가 예상보다 단기간에 끝날지 관심이 모인다. 아울러 이번 경매에는 이통사들의 과도한 가격 경쟁을 막기 위한 장치가 도입되어 낙찰가가 경매시작가인 3조3000억원을 크게 웃돌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G 주파수 경매를 오는 15일 오전 9시 경기도 성남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서 시작한다고 밝혔다.
경매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3개사 관계자가 각각 하나의 입찰실에 들어가 참여하는 방식이다. 각 입찰실에는 통신사측 입찰자 3명과 과기부측 입회자 2명이 상주하며 다른 통신사 입찰자와의 접촉이 금지된다. 담합 등을 막기 위한 조치다.
경매장은 보안전문업체를 통해 24시간 출입이 통제된다. 과기부 및 정부 산하기관측 운영요원 총 25명만이 참여한다.
경매는 오전 9시에 시작해 오후 6시까지 매일 6라운드씩 진행한다. 총 50라운드로 잡혀 있어 휴일을 제외하면 최장 9일차인 오는 27일에 모든 라운드가 마감된다. 13일간의 일정이다.
아울러 경매는 블록(경매 최소단위) 개수를 결정하는 1단계와 블록 위치(순서)를 결정하는 2단계로 진행된다. 매물 대상인 3.5㎓(280㎒ 대역폭)와 28㎓(2400㎒)의 주파수를 각각 10㎒, 100㎒ 단위의 블록으로 쪼개 1단계에서 주파수 양을, 2단계에서 위치를 결정하는 것이다. 3.5㎓ 대역에선 10㎒폭 블록 28개, 28㎓에선 100㎒폭 블록 24개가 매물로 나온다.
이통사들이 가장 눈독을 들이고 있는 3.5㎓ 대역 주파수가 비교적 균등하게 배분되도록 경매가 설계되어 있어 과열 경쟁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따라 경매 레이스가 역대 최단 기록인 하루만에 끝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무엇보다 정부가 매 라운드에 제시하는 입찰가보다 낮게 입찰 금액을 써낼 수 있는 '금액선택입찰' 규칙을 도입해 최종 낙찰가도 시작가를 크게 웃돌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경매는 '클락 경매(Clock Auction)'라는 새로운 방식이 도입됐다. 클락 경매는 말 그대로 '시계'의 초침이 째깍째깍 움직이듯 물건을 내놓은 사람(정부)이 매 라운드마다 호가를 부르면 매수자(이통사)가 거기에 맞춰 입찰가를 써내는 방식이다. 과기부는 이 같은 제시가격입찰 외에도 입찰자가 원하는 가격을 최대 2개까지 선택할 수 있는 금액선택입찰을 도입했다.
예를들어 직전 라운드가 1000억원으로 끝났다고 가정하자. 다음 라운드 제시가는 1009억원(가격증분 1% 이내)이다. 이때 입찰자는 1000억~1009억원 사이의 금액을 원하는 블록수와 함께 써낼 수 있다. 라운드별로 최대 2개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 다만 가격을 올리면 희망 블록 수를 줄여야 한다.
이렇게 되면 제시가보다 낮은 금액으로도 경매가 종료될 가능성이 있다. 예를들어 직전 라운드에 10개 블록을 써냈던 한 이통사가 다음 라운드에는 9개 블록으로 개수를 줄이면서 제시가 보다 낮은 1004억원을 입찰했는데 공교롭게도 공급(28개 블록)과 수요 총합이 맞아 떨어지면 그 금액으로 낙찰되기 때문이다.
과기부 관계자는 "금액선택입찰은 정부가 제시한 금액과 이통사들이 원하는 가격 사이의 갭이 너무 벌어지지 않고 접점을 찾을 수 있으며 라운드가 무제한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했다"고 소개했다.
주파수 위치를 결정하는 2단계에도 입찰자들이 써낼 수 있는 금액이 최저 0원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과도하게 높은 금액으로 낙찰될 가능성이 적다는 분석이다. 2단계는 3개 이통사가 써내는 대역위치별 입찰금액의 조합(이론상 6개) 가운데 최대 금액의 조합을 선정하는 방식인데 최소 금액이 0원이라 과열 경쟁이 줄어들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예상 외로 경매가 빠르게 끝날 수 있어 역대 최단 기록인 하루만에 결판이 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11년 1차 LTE 주파수 경매는 9일차만에, 2013년 2차 경매는 10일차에, 2016년에는 2일차 라운드 시작과 동시에 종료된 바 있다.
과기부는 내일부터 매 경매 주요 현황을 간단히 발표할 예정이다. 경매 상황에 대한 브리핑은 최종 낙찰이 이뤄진 이후에나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