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5G) 이동통신의 세계최초 상용화를 위한 첫걸음인 주파수 경매가 내달 15일 시작된다. 이번 경매의 최대 쟁점인 3.5㎓ 대역 주파수의 총량제한이 100㎒폭으로 결정, 우려했던 과열 경쟁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제안한 방안 가운데 균등배분에 가장 근접한 안이 채택되면서 차등을 요구했던 SK텔레콤이 반발하는 등 이통사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 3.5㎓ 대역, 이통 3사에 최대한 균등배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 같은 내용의 주파수 할당 계획을 확정하고 오는 4일 공고한다고 3일 밝혔다. 아울러 내달 4일까지 신청을 접수하고 15일부터 주파수 경매를 시행키로 했다.
최종안에 따르면 3.5㎓ 대역 280㎒폭(3420∼3700㎒)과 28㎓ 대역 2400㎒폭(26.5∼28.9㎓) 총 2680㎒폭을 공급키로 했다. 3.5㎓ 대역 가운데이번 경매에서 제외한 20㎒폭에 대해선 경매 직후 통신 사업자가 참여하는 전문가 연구반을 구성해 혼‧간섭 문제 분석방법, 시기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3.5㎓ 대역의 총량제한은 100㎒폭으로 결정했다. 과기정통부는 "5세대 이동통신을 시작하는 최초의 주파수 공급이라는 점을 고려했고 새로운 세대가 열리는 시점에서 모든 사업자가 유사한 환경에서 5세대 혁신을 시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라며 "초기 장비·단말 생태계 준비상황과 국내·외 5세대 기술 논의동향 등도 고려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향후 5세대 주파수를 추가 공급할 경우에는 각 사업자가 트래픽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만큼 주파수를 확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총량제한을 완화하겠다고 소개했다.
경매방식과 최저경쟁가격, 주파수 이용기간 등은 과기정통부가 지난달 19일 내놓은 할당계획 초안 내용과 동일하다. 과기정통부는 "5세대 이동통신의 경제적, 사회적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고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는 것을 정책 목표로 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경매가 과열돼 이른바 '승자의 저주'가 발생하지 않도록 1단계는 최대 1%의 입찰증분 내에서 최대 50라운드까지 진행하도록 세부 경매 진행규칙을 설계했다. 매 라운드는 한시간씩, 하루 최대 5~6 라운드가 진행될 예정이다. 50라운드에서도 경매가 끝나지 않으면 밀봉입찰방식으로 전환해 결정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실제 경매에선 입찰증분의 최대치를 0.75%, 최소치를 0.3%로 적용해 매 라운드마다 경매 과열 양상을 보고 입찰증분을 높이거나 낮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 SK텔레콤 "자원 효율적 활용 제한, 유감"
핵심 쟁점인 3.5㎓ 대역 주파수 총량제한을 100㎒로 정하면서 과열경쟁 현상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19일 '5G 주파수 경매안 토론회'에서 100㎒, 110㎒, 120㎒ 3가지 총량제한 방안을 제시했는데 이 가운데 균등배분에 근접한 안이 결정된 것이다.
3.5㎓ 대역의 주파수 총량을 100㎒로 제한하면 2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할 수 있다. 먼저 3개 통신사 가운데 A와 B 사업자는 각각 100㎒(비중으로 35.7%)을, C 사업자는 나머지 80㎒(28.6%)를 가져가는 경우다.
두번째는 A 사업자가 100㎒를, B와 C 사업자가 각각 90㎒(32.1%)를 할당 받는 것이다. 가장 많은 주파수를 확보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과의 격차는 최대 20㎒에 그친다. 이통 3사 가운데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을 제외한 KT와 LG유플러스가 이 방안을 지지해왔다.
만약 총량제한을 120㎒로 결정한다면 가장 많은 주파수를 확보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과의 격차가 최대 80㎒까지 벌어진다. 아울러 최소 주파수를 할당받는 사업자의 총량이 5G 서비스를 하기에 빠듯한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총량제한 120㎒ 방안은 특정 통신사가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 주파수를 독점하는 승자독식은 물론 경매 과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앞서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달 24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행사에서 "총량제한이 120㎒으로 결정되면 이동통신시장에 불공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번 총량제한 결과에 대해 KT와 LG유플러스는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합리적 결정이며 앞으로 좋은 주파수 대역을 확보해 5G 서비스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측 역시 "남은 기간 동안 최적의 주파수를 확보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는 한편 최고의 5G 서비스 제공을 통해 글로벌 통신시장을 선도하는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SK텔레콤은 "통신서비스 고객의 최대 편익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라며 "한정된 주파수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제한한 점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반발했다. 아울러 "향후 주파수 부족이 발생하지 않도록 추가 주파수 공급 계획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적정한 경쟁을 통해 주파수가 효율적으로 배분되게 하면서도, 지나친 과열경쟁은 발생하지 않도록 경매 과정을 적정하게 운영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