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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서읽기]무비블록, 투자유의서 가격급등한 사연

  • 2022.07.13(수) 16:53

블록체인 플랫폼서 영화 유통·감상
자막 번역자에게도 코인 보상 지급

2017년 가상자산 광풍이 몰아친 이후 5년이 지났으나 관련 정보는 여전히 부족합니다. 관련 정보를 마주친다 해도 어려운 기술 용어에 둘러싸여 있어 내용을 파악하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백서읽기에선 한 주간 주요 거래소에서 주목받았던 코인을 선정해 쉽고 자세히 풀어드리겠습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국내 1위 가상자산(코인) 거래소 업비트에선 7월6∼13일중 무비블록(MBL) 가격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며 투자자 관심을 받았다.

무비블록은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영화를 배급해 유통 과정을 줄이고, 영화 제작자와 자막 번역가 등에게 보다 많은 보상을 주기 위해 만든 프로젝트다.

무비블록은 동영상 플랫폼 판도라TV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로 시작했다. 발행사 'MBL 컴퍼니'의 대표 자리를 김경익 판도라TV 대표가 맡고 있는 이유다. 무비블록은 지난달 업비트, 빗썸, 코인원 등 주요 거래소에서 상장폐지 전단계로도 불리는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되며 논란이 일었지만 최근 가격이 반등하며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블록체인으로 콘텐츠 유통 

무비블록의 목표는 대기업이 연극과 홈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지배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를 블록체인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대기업이 영화 등 영상 콘텐츠를 유통하면서 제작자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줄거나, 상영 기회가 평등하게 돌아가지 않도록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창작자들은 무비블록의 자체 심의를 거쳐 플랫폼에 자신의 영화를 올리고, 이용자는 줄어든 유통과정으로 보다 낮은 가격에 영화를 볼 수 있다. 이용자가 무비블록 토큰으로 영화를 결제하면, 해당 금액이 콘텐츠 제작자와 무비블록 측에 전달되는 식이다.

콘텐츠 수익은 창작자가 70%를 가져간다. 나머지 30%는 원활한 서비스 운영을 위해 무비블록 측에게 돌아간다. 자막이 필요한 영화의 경우, 자막 번역가로 참여한 이들이 창작자의 수익 중 5%를 받는다. 독특한 점은 창작자에겐 무비블록 토큰이 아닌 스테이블 코인 테더(USDT)로 지급된다. 무비블록 토큰의 가격이 낮아져도 창작자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도입한 제도로 보인다.

무비블록이 대표적인 국내 블록체인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은 데엔 기존 콘텐츠 플랫폼에서 드러난 문제를 해결하려 했기 때문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대표적인 예로 단편영화 제작자의 이익 실현을 들 수 있다.

단편영화는 영상 길이가 짧아 유료결제가 잘 이뤄지지 않아 유료 플랫폼에 적합하지 않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무비블록은 단편영화 제작자를 위해 무료 공개한 콘텐츠의 광고수익을 창작자에게 나눠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콘텐츠 품질 관리부터 판로 개척까지

무비블록은 콘텐츠 품질 관리를 위해 보편적인 영화 형태의 동영상만 게시할 수 있게 설정했다. 영화를 빙자한 광고나 지나치게 난해한 영상은 게시되지 않도록 심의를 거친다. 의미 파악이 어려운, 지나치게 실험적인 콘텐츠뿐만 아니라 성인물 등 불법 행위를 조장하는 콘텐츠도 업로드할 수 없다. 블록체인 프로젝트이기 전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서비스 기본을 갖춘 셈이다.

창작자의 해외 판로 개척 역시 장점으로 꼽힌다. 무비블록은 "소규모 독립 영화 제작자와 배급사를 위해 만들어졌다"며 "기존 배급망이 미치지 않는 지역에 영화를 공급해 아직 발견되지 않은 시장과 소비자에게 영화를 전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무비블록의 콘텐츠 업계에 대한 이해도는 무비블록 프로젝트의 뿌리인 판도라TV에서 나왔다. 실제로 무비블록은 국내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판도라TV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로 출발했다. 

무비블록은 기존 블록체인 기반 콘텐츠 플랫폼 서비스에 더해 신사업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가상자산 데이터 정보 플랫폼 쟁글은 "무비블록은 콘텐츠 판매수익, 온라인영화제 플랫폼 제공, 자막 제작을 현재 주 서비스 매출 모델로 형성하고 있다"며 "하반기엔 NFT(대체불가능토큰) 발행과 유통 사업으로 부가적인 수익 모델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유의종목에도 가격 오른 이유

무비블록은 지난 6월 업비트, 빗썸, 코인원에서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돼 투자자 사이에서 논란이었다. 타 거래소 등에 제출한 가상자산 유통량 계획과 업비트에 제출한 계획이 달랐기 때문이다. 거래소들은 신뢰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유의 종목 지정을 발표했다.

이후 무비블록은 마케팅에 사용한 코인이 계획보다 많아진 상황에서 공시가 누락됐다며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운영 전반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외부 자문을 받아 정기 컨설팅과 점검을 받겠다고 덧붙였다.

거래소는 투자유의종목 지정 기간을 연장했다. 유의종목에서 벗어나진 못했지만, 상장폐지(거래 중단) 전 단계로 불리는 유의종목 지정 상황에서 판단이 보류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유의종목으로 지정된 가상자산은 소명을 거쳐 지정해제, 지정 연장, 거래 중단 중 한 절차를 밟는다.

투자자들은 무비블록이 상장폐지되지 않고 지정 연장에 그친 것을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가격이 상승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단 무비블록은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에서 여전히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된 만큼 투자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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