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폰 망가졌어. 보험금 타게 인터넷 주소(URL) 보낼게. 눌러서 앱 깔아줘."
이같은 문자가 왔다면 100% 전화금융사기다. 전화를 빌리게 해서라도 직접 목소리를 확인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설 연휴 기간 보이스피싱과 스팸·스미싱 사기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특히 최근 경기 침체와 고금리로 인해 대출이 필요한 가장 등 40~50대를 타깃으로 한 대출사기 피해사례, 검찰·금감원 등 정부 기관을 사칭한 피해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팸 차단 애플리케이션(앱) '후후'를 제공하는 KT 계열 브이피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가장 많이 신고된 스팸 유형은 주식·투자 관련된 것만 340만건이 넘어 전체의 46%를 차지했다. 대출 권유 스팸 신고도 130만건이 넘었다.
브이피 측은 "고유가, 고금리 등 영향으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불안한 개인의 투자심리를 이용하는 것"이라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해 개인 대출수요가 급격하게 감소한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청도 이러한 보이스피싱, 스팸·스미싱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10계명'을 만들어 사기 피해를 차단하기 위한 대응법을 공유하고 있다.
현금을 요구하는 전화, 대출 문자, 신분증 및 신용카드 사진 파일을 요구하는 경우 등을 주의하라는 내용이 골자다.
또 상품권 핀 번호 요구, 현금 수거 아르바이트 권유, 유심을 주면 대가를 제공한다는 안내, 개인번호로 전화하는 공무원·금융사 직원 사칭 전화도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 금융사, 정부기관 등이 보내는 스팸, 스미싱, 보이스피싱 주의 안내 문자를 읽고 숙지하는 습관이 중요하다"며 "스마트폰에 스미싱 문자 탐지 백신을 설치하는 것도 피해를 예방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함께 스팸신고할 때 이용자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불법스팸 간편신고 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 등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전화 사용자는 앱 내 문자·통화 목록에서 신고대상을 선택, 1회에 총 5건까지 한 번에 신고할 수 있다. 애플 아이폰 등 외산폰의 경우 스팸문자 화면을 캡처한 이미지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신고하면 된다.
SK텔레콤도 2021년 3월부터 서울경찰청과 협력해 보이스피싱 의심 번호의 통화를 발신 차단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스팸·스미싱 메시지 필터링 시스템도 갖췄다. 'T전화' 앱, T스팸필터링 앱을 이용하면 스팸 전화·문자로 인한 문제를 예방하고 차단도 가능하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설 명절을 앞두고 새해 인사와 선물 형태로 불법 스팸을 전송하는 등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며 "스팸 문자가 보이스피싱을 위한 유인 수단으로도 이용되고 있는 만큼 신속한 신고와 차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