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그룹의 IT서비스 전문기업 KT DS가 사령탑을 교체하고 솔루션을 활용해 적극적인 외부 매출 확장에 나선다. 기존에 출시했던 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솔루션인 '앤트봇'과 API(애플리게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게이트웨이 솔루션 '비스트'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해 새롭게 내놨다. KT DS의 특수관계자 매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약 78%에 달하는데, AI 솔루션을 활용해 대외사업 비중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앤트봇·비스트, 생성형 AI 접목해 고도화
김경태 KT DS 고객DX솔루션팀 차장은 지난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백브리핑을 열고 올해 상반기 내 앤트봇에 생성형 AI를 접목해 고도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KT DS는 지난 2019년 RPA 솔루션 앤트봇을 출시했으며, 현재까지 KT그룹사를 포함해 1만7000여명이 활용하고 있다. RPA는 증시 분석, SNS 업로드를 비롯해 자주 발생하는 단순·반복 업무를 자동화해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는 솔루션이다.
KT DS는 생성형 AI를 접목해 단순 반복업무뿐만 아니라 기존 RPA에서는 볼 수 없었던 요약·판단·분석 업무가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또한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챗GPT 등 퍼블릭 LLM(초거대언어모델)부터 고객사가 자체적으로 구축한 LLM까지 손쉽게 연결할 수 있도록 'AI 서빙 온유'를 추가했다. 사용자는 AI 코파일럿을 활용해 필요에 따라 RPA를 개발하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손쉽게 대응할 수 있다.
김 차장은 "개인형 RPA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만큼, 개선된 앤트봇은 3년 안에 2~3배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현재 앤트봇 전체 이용자 1만7000명 중 외부 이용자는 1000명 정도인데, KT그룹 이용자만큼 늘리려고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대용량 트래픽을 처리할 수 있는 API 게이트웨이 솔루션 비스트는 지난 2022년에 출시됐다. KT DS는 여러가지 API를 조합해 신규 API를 생성하는 'API 매시업' 기능을 추가했다. 예를 들어 부동산 서비스 API를 만들고자 한다면 부동산 가격, 지도, 날짜까지 여러 가지 API를 끌어와 하나의 API로 만들 수 있다. 운영환경에 맞게 대시보드를 꾸밀 수 있는 '다이나믹 대시보드'도 추가했다. 비스트의 경우 올해 하반기 이상징후, 장애에 특화된 LLM 모델을 적용해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KT DS는 글로벌 점유율 1위인 K사의 API 게이트웨이 솔루션과 비교해 비스트의 데이터 처리 속도, 대용량 트래픽 안정성 등 성능이 30% 이상 우위에 있다고 자신했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의 GS(Good Software) 인증 1등급을 획득했고, 대용량 데이터 처리와 커스텀 API 개발 기술에 대한 특허도 출원했다.
KT DS는 비스트를 KT 그룹사를 넘어 대외사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태국 IPTV 플랫폼과 코로나19 검사 예약 서비스, 미래에셋 퇴직연금 차세대 전환 POC 등 여러 분야에 납품하고 있다. 이승재 KT DS 개발팀장은 "금융권을 비롯해 미디어, 통신 등 여러가지 산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게 비스트의 매력"이라면서 "(내부 수요만으로는) 배고프다. 개발팀 인력을 충원하고 있으며, 납품이 늘어나면서 유지보수 전문 협력업체와 함께 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부거래 비중 78%…외부거래 확대 숙제
KT DS의 매출은 2020년 4991억원, 2021년 6297억원, 2022년 7155억원으로 급격히 성장했다. 2022년에는 KT클라우드에 클라우드 사업을 넘기고 AI·빅데이터, 미디어 사업을 담당하는 KT알파의 '알파디엑스솔루션'을 흡수합병했다. 또 AI 시험 감독 솔루션 '아르고스(ARGOS)', 메타버스 학원 솔루션 '케이바람(K-VaRam)'을 선보이며 신사업에도 나섰다. 지난해 매출은 7273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KT그룹 계열사나 관계사와 거래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늘어났다. 지난해 KT DS의 특수관계자 대상 상품용역 매출은 570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8%에 달했다. 특수관계자 매출 비중이 전년(74%)과 비교해 4%포인트 늘었다. 회사 입장에선 다양한 고객사를 유치해 외부 매출비중을 높여야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KT DS는 올해 사령탑을 교체하면서 비즈니스모델(BM) 등 다양한 부문에서 변화에 나섰다. 이상국 신임 대표는 SK C&C에서 사업구조혁신 TF장, DT추진담당 상무, BM혁신추진단 및 공유 인프라 추진단장, ICT 디지털부사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이 대표 이전 우정민, 김기철 등 전임 KT DS대표는 KT와 KTF에서 잔뼈가 굵은 'KT맨'이었다.
이 대표는 취임 후 대외사업 비중을 높이기 위해 상품을 고도화하고 이를 알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 2024'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앤트봇, 비스트를 전시한 것도 그 일환이다. 이 대표는 취임 후 타운홀 미팅에서 임직원들에게 "이제는 모든 것을 변화시켜 클라우드와 AI전문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변화하고 혁신하는 KT DS 2.0을 성공적으로 만들어가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