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3.5조 승부수' 시프트업, 텐센트는 양날의 검

  • 2024.05.30(목) 09:43

상장땐 게임사 시총 '톱4' 단숨에 등극
텐센트 지분율, 최대주주와 4%p 차이

모처럼 대형 게임주가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한다. '승리의 여신: 니케'로 유명한 게임 개발사 시프트업이다. 3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몸값을 내걸고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다만 내재한 리스크를 회사가 어떻게 극복해나갈지는 지켜봐야 할 변수다. 그간 니케에 지나치게 편중돼 온 매출 구조는 어느 정도 덜어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2대 주주인 중국 텐센트 측과의 향후 관계는 과제로 남았다. 

발목 잡던 '원게임 리스크'

시프트업은 이번 기업공개(IPO)에서 보통주 725만주를 100% 신주로 발행한다. 공모가 희망범위는 주당 4만7000∼6만원으로 제시했다. 이에 따른 공모 예정금액은 3407억∼4350억원이다. 상장 이후 시가총액은 2조7272억∼3조4815억원으로 추산된다. 공모가 상단으로 상장하면, 지난 29일 종가 기준 크래프톤(11조8013억원), 넷마블(5조6729억원), 엔씨소프트(4조2657억원)에 이은 시총 상위 톱4 게임사가 되는 셈이다. 

2013년 12월 문을 연 시프트업은 모바일 게임인 니케와 콘솔게임인 '스텔라 블레이드' 등을 개발했다. 특히 2022년 11월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니케의 모바일 버전은 일본과 대만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 북미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3위 등 큰 성과를 냈다. 니케는 올해 1월 기준 누적 매출만 7억달러에 이른다. 경쟁작인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블루 아카이브'보다도 빠른 흥행 속도다.

니케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건 양날의 검이다. 시프트업은 지난해 1686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 중 97.6%가 니케에서 나왔다. 모바일 게임 대부분이 출시 이후 시간이 흐를수록 하향 안정화되는 경향을 감안하면, 신작에 대한 갈증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앞서 크래프톤 또한 2021년 상장 당시 '배틀그라운드'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에 시장의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시프트업은 이 같은 '원게임 리스크'를 탈피하기 위해 상장 절차 돌입 직전인 지난달 신작 스텔라 블레이드를 내놓았다. 일각에서는 고평가 논란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도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게임이 흥행하면서 4월에만 219억원가량의 매출을 내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시프트업에 따르면 스텔라 블레이드는 출시 이후 일본을 비롯해 미국, 영국, 캐나다 등 8개국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텐센트가 변심한다면? 

경영안정성 리스크는 간과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최대주주와 2대주주 간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아서다. 

현재 시프트업 최대주주인 김형태 대표이사와 회사 임원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총 48.84%다. 이번 공모주 725만주를 감안하면 공모 이후 이들의 지분율은 42.74%로 줄어든다. 특히 김 대표 단독 지분율로만 따지면 39.05%다. 2대주주인 에이스빌(Aceville Pte. Ltd.)의 공모 후 지분율(35.03%)과 겨우 4.02%포인트 차이다. 

에이스빌은 중국 텐센트의 자회사다. 텐센트는 시프트업 이외에도 크래프톤, 넷마블 등 국내 주요 게임사의 지분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 중국에 게임을 유통하는 과정에서 텐센트는 이들에게 우군 역할을 한다. 시프트업도 텐센트 계열사인 프록시마베타와 퍼블리싱(위탁)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쉽게 말해 텐센트는 글로벌 확장 등에 큰 힘이 될 수 있는 존재다. 현재 니케를 전세계에 독점 퍼블리싱하는 곳도 텐센트다. 하지만 시프트업과 텐센트간 갈등이 일어나는 반대의 상황을 가정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사업협력은 물론 경영권을 위협받을 가능성을 안고 있다.

상장주관사 역시 이를 투자위험요소 중 하나로 거론했다. 시프트업 증권신고서에는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축소되거나,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 최대주주에 대한 우호적인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거나, 2대주주의 지분율이 확대될 경우 최대주주 변경과 관련해 경영안정성이 저하될 위험이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