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방송 사업자 KT스카이라이프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스포츠 중계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위성 방송이나 알뜰폰, 인터넷 상품 등 기존 사업만으로 지속 성장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나선 것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19일 서울 마포구 매봉산로 본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지난 7월 AI 중계 솔루션 전문기업 '호각'에 68억원을 투자하고 AI 스포츠 중계 플랫폼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고 밝혔다.
AI 기반 스포츠 중계 플랫폼은 무인 카메라로 아마추어 경기를 촬영하고 콘텐츠를 자동으로 생산해 앱으로 유통하는 플랫폼이다. 클라우드에 저장된 콘텐츠를 시청하고 직접 편집할 수 있는 체험형 서비스로 나만의 영상을 생성해 보관할 수 있다. 경기분석 데이터 산출도 가능하다.
특히 기존 전통적인 중계 방식에 비해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어 시장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AI 카메라를 이용하면 기존 스포츠 중계 제작 대비 비용을 90% 절감시킬 수 있다.
WFS(World Football Summit)도 AI 기술을 활용하면 비디오 콘텐츠의 생산량이 증가할 뿐 아니라 제작 비용도 약 80%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호각은 이같은 시장성을 기반으로 대한축구협회 K4리그, 대한배구협회, 대한핸드볼협회 등과 중계권 계약을 체결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학교 체육시설, 스포츠 아카데미 등 민간 체육시설에도 시스템을 구축하는 상황이다. 또한 이달 21일부터 8일간 국제축구연맹(FIFA)이 공식 후원하는 '서울 홈리스월드컵'의 단독 중계도 맡는다.
KT스카이라이프가 AI 기반 스포츠 중계 플랫폼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이날 간담회에서 최영범 KT스카이라이프 대표는 "스카이라이프는 위성방송 사업자로 출발해 인터넷 재판매, 알뜰폰, 통신·미디어 비즈니스가 본업인 회사이지만, 통신·미디어 산업은 성숙기를 지나 쇠퇴·정체기에 접어든 것이 현실인 까닭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고민해왔다"며 "그동안 축적한 역량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고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분야에 뛰어들어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 전망도 낙관적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세계 스포츠 AI 시장의 규모는 2022년 기준 22억달러(약 2조9000억원)에 달하고, 오는 2032년까지 연평균 29.7% 성장해 297억달러(39조4000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AI 기반 스포츠 중계 기술은 이 시장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다"고 전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AI 기반 중계 플랫폼을 바탕으로 경기 분석, 개인 영상 편집, 스포츠 교육 등 다양한 기능을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KT그룹사와의 협력을 통해 클라우드를 활용한 경기 영상 저장 등의 부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스카이라이프와 호각의 AI 기술을 활용한 스포츠 중계 방식이 국내 아마추어 스포츠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AI 방송 플랫폼'으로 진화해 미디어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