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양대 스트리밍 플랫폼인 네이버 치지직과 SOOP(숲)이 본격적인 수익모델(BM) 개선에 나섰다. 플랫폼 생태계가 정체 상태인 가운데 단순 후원과 광고에 의존해서는 지속성을 가져가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콘텐츠 늘려 유료로…후원 의존 탈피
2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치지직은 최근 스트리밍 콘텐츠를 공격적으로 확장 중이다. 스포츠 전문채널 SPOTV와 협력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경기를 지난달 말 제공하기 시작한 데 이어 종합편성채널 JTBC와 제휴해 드라마와 예능, 교양 등 본방송을 이달부터 실시간 서비스하고 있다.
치지직은 여기에 '프라임 콘텐츠' 기능을 도입했다. 이들 콘텐츠를 회차별로 구매해 '다시보기' 할 수 있게 하고, 원하는 스트리머의 해설과 다른 시청자의 채팅을 곁들여 실시간으로 영상을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예를 들어 치지직 내에 [프라임] 태그가 붙은 '뉴욕 양키스 vs LA 다저스 경기중계' 영상을 네이버 페이나 인앱 결제로 구매하면 이런 방식으로 서비스를 이용이 가능하다.
그간 치지직의 주요 수익은 시청자가 스트리머에게 후원하는 유료 아이템 '치즈'에 부과하는 수수료와 영상·플랫폼 내 광고였다. 치지직 내 다양한 영상 콘텐츠는 24시간 라이브나 주문형 비디오(VOD) 형태로 별도의 결제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수 스포츠 경기를 앞세운 프라임 콘텐츠는 수익성 개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앞으로는 공연, 이벤트 등 그 라인업 또한 확대해 나갈 계획인 만큼 이들 유료 기능이 BM 다변화를 꾀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정미 네이버 치지직 리더는 "스트리머와 시청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콘텐츠 생산·소비 문화가 견고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플랫폼 차원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매출 직결 구독료 조정…"많이 쓰는 게 관건"
국내 스트리밍 플랫폼 시장을 이끌어온 숲도 플랫폼 이용자의 소비를 늘리기 위해 분주한 움직임이다. 스트리머 구독료를 최대 2배나 올린 게 특히 눈에 띈다.
실제 기존 숲의 구독 서비스는 '티어1'(월 4500원)과 '티어2'(월 1만4500원)' 두 가지였다. 여기서 티어1은 '구독 베이직'(월 4500원)으로 명칭만 바뀌었고, 티어2는 '구독 플러스'란 이름 아래 5단계로 세분화했다.
레벨은 스트리머가 직접 설정할 수 있다. 레벨에 따라 구독팬 전용 다시보기, 타임머신 기능 등이 추가된다. 구독플러스에서 최고급 서비스인 레벨5(월 29500원)의 경우 기존 구독료의 2배를 뛰어넘는다.
숲은 구독 서비스 판매 금액의 30%를 수수료로 가져가기 때문에 구독 요금제가 비쌀수록 매출도 커지는 구조다. 이번 개편으로 핵심 수익원인 후원 아이템 '별풍선' 이외 BM 다각화를 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스트리밍 업체들의 이 같은 시도는 최근 정체된 플랫폼 생태계 속에서 지속가능한 수익구조를 만들기 위함이라는 평가다. 치지직과 숲을 모두 합친 월간활성이용자(MAU)가 최근 2년간 400만명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단순 외형 성장보다 실제 수익성을 높이는 게 필수가 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단순히 시청자를 많이 모으는 싸움이 아니라 얼마나 오래, 많이 소비하게 하느냐의 경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