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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프랜차이즈 1000개 중 7개만 직영점...왜 문제일까?

  • 2019.10.18(금) 08:00

<김보라의 UP데이터>프랜차이즈 직영·가맹점 비율 분석
한식·중식 등 국내 외식프랜차이즈 직영비율 평균 '4.8%'
치킨프랜차이즈 직영비율 0.7%... 페리카나는 직영점 제로
"본사도 직영점 운영하며 시장성 검증해야 가맹점에 도움"

본죽, 죠스떡볶이, 이디야커피, 새마을식당.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프랜차이즈 음식점이죠. 하지만 같은 간판을 걸고 있다고 해서 똑같은 프랜차이즈는 아닙니다. 외식사업가 백종원씨가 운영하는 새마을식당 간판을 달고 있어도 서울 종각에 있는 새마을식당은 직영점이지만 신촌에 있는 새마을식당은 가맹점입니다.

직영점과 가맹점의 차이는 간단합니다.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가맹본부가 직접 명의를 갖고 운영하는 곳을 직영점이라고 합니다.

가령 프랜차이즈 본사인 더본코리아가 종각 새마을식당의 명의를 가지고 해당 매장 운영 전반을 책임지며 매출액도 더본코리아로 돌아간다면 직영점입니다. 반면 명의가 개인사업자이고 운영이나 매출이 더본코리아와 별개로 이루어진다면 가맹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창업을 꿈꾸는 예비 사장님들은 가맹점을 맡게 되는 것이죠.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맹점이든 직영점이든 맛만 좋으면 됐지 굳이 구분할 필요가 있냐고 반문하실 수도 있는데요. 적어도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원하는 브랜드의 직영점 및 가맹점 비율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본사가 가맹점 모집에만 열을 올리고 자신들은 '나몰라라' 하는 것이 아니라 본사 스스로도 직접 매장을 운영하면서 문제점을 파악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축적한 경험을 가맹점과 공유함으로써 더 나은 사업 환경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체 외식업종 직영비율 4.8%치킨은 0.7%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가맹본부는 4166개, 브랜드는 4643개입니다. 각 브랜드가 전국에 영업 중인 매장 수는 10만3295개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외식업종을 ▲한식 ▲분식 ▲중식 ▲일식 ▲서양식 ▲기타 외국식 ▲패스트푸드 ▲치킨 ▲피자 ▲제과제빵 ▲아이스크림·빙수 ▲커피 ▲음료(커피 외) ▲주점 ▲기타외식 등 15개로 분류하고 있는데요.

직영점 비율이 높은 순으로 업종별 순위를 분석했더니 ▲아이스크림·빙수(19.5%) ▲서양식(16.8%) ▲패스트푸드(16.5%) ▲기타 외국식(12.4%) ▲제과제빵(12%) ▲일식(11.9%)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외식업종의 약 18%를 차지하는 한식의 직영점비율은 4.8%입니다. 아이스크림·빙수 업종의 4분의1 수준이죠. 특히 프랜차이즈의 대명사 치킨은 직영점 비율이 0.7%에 불과합니다. 치킨점 1000개 중 7개꼴로 직영점이라는 얘기입니다. 가맹점수가 많은 ▲피자(3%) ▲분식(3.8%) ▲커피(4.8%) 등도 직영점 비율이 낮은 업종입니다.

이진국 한국개발연구원(KDI) 시장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지난달 공개한 '가맹계약과 가맹사업 시장제도 연구' 보고서에서 "직영점을 운영하지 않고 가맹점에만 의존하는 브랜드 비율이 60%에 달하는데 이는 시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사업상 부담과 위험이 가맹점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 내용을 좀 더 들여다보면 "가맹본부는 직영점을 운영하지 않음으로써 사업상의 직접적인 불안정성과 위험을 비껴갈 수 있고 동시에 가맹점 확보에 주력해 가맹비·로열티·교육비·원부자재 매출을 통해 가맹본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직영점을 운영하지 않으면 상품·서비스의 시장성을 직접 검증하거나 시행착오를 개선할 기회가 줄어들어 그만큼 가맹점 사업자에게로 전이되는 위험과 부담이 높아진다"고 평가했습니다.

가맹본부가 직영점을 운영하지 않음으로써 위험은 회피하고 가맹비·로열티 등 본사 매출 올리는 것만 집중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죠.

#페리카나 가맹점 1144개인데 직영점은 0

16일 기준 공정위 가맹사업거래사이트에서 공개한 가맹점 수 1위 브랜드를 15개 업종별로 살펴보니 무려 10개 브랜드가 직영점 비율이 1%도 채 되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한식업종 중 가장 많은 매장 수(721개)를 자랑하는 한솥은 지난해 기준 가맹점 717개, 직영점 4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체 매장 수 대비 직영점 비율은 0.6%입니다. 가맹점 100개 중 직영점은 한 개도 채 되지 않는 것이죠.

한솥과 함께 직영점 비율이 1%도 되지 않는 브랜드에는 ▲이삭토스트(0.4%) ▲홍콩반점0410(0.5%) ▲피자마루(0.2%) ▲이디야커피(0.4%) ▲쥬씨(0.7%) ▲봉구스밥버거(0.3%) 등이 있는데요.

심지어 직영점이 단 한곳도 없는 브랜드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페리카나 ▲명랑시대쌀핫도그 ▲픽미픽미아이스크림할인점 ▲투다리 등이 가맹점만 두고 직영점은 한 곳도 운영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페리카나는 지난해 기준 무려 1144개의 가맹점수를 보유하고 있지만 직영점은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직영점이 한 곳도 없는 브랜드들은 사실상 가맹본부가 가맹비와 로열티, 교육비, 원부자재공급 등 매출사업만 하고 직접적인 매장관리와 운영은 오로지 가맹점주에게 맡기는 셈입니다.

이희열 세종사이버대학교 외식창업프랜차이즈학과 교수는 "매장 장사가 잘 된다면 본사가 이익을 포기하고 매장을 전부 가맹형태로 운영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직영점 비율이 높을수록 건강한 프랜차이즈"라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한국에서 영업을 하는 미국 프랜차이즈 브랜드 맥도날드는 국내에서 직영점 비율이 높은 곳으로 꼽힙니다.

한국맥도날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영 중인 420여개의 맥도날드 매장은 직영점과 가맹점 비율이 각각 7:3정도라고 합니다. 국내 다른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비교할 때 압도적으로 직영점 숫자가 높습니다.

유독 직영비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전 세계 맥도날드 가맹점 비율은 95%정도인데 한국내 맥도날드만 직영비율이 높다"며 "다만 국내 맥도날드 매장의 정확한 직영점 숫자와 직영비율이 높은 이유는 민감한 사안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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